★~無明속의등불~★/신행길라잡이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진여향 2006. 12. 16. 10:23

기도는 불자의 간절한 믿음 표현

일상생활 중 ‘최우선 순위’ 돼야

절에 다니면서 지금 하고 있는 기도가 바른 기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도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님들께 여쭤보면 스님마다 다르게 얘기하십니다. 어떤 방법이 좋은가요?

기도의 방법이나 바른 기도 등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도 방법같은 것이 표준으로 정해진 것도 아닙니다.
 
각자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해서
스님들의 조언과 지도를 참고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여러 방법 중에 제가 포교의 일선 현장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기도의 의미부터 살펴봅니다.
기도는 절대자에게 소원을 비는 행위이자 의식입니다.
재앙을 소멸하고 복을 얻기 위해 염원(念願)합니다.
 
이것을 불교적으로 이해한다면
소원을 통해 불보살님의 가피(加被)를 얻는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부처님은 중생구제를 위해 계십니다.
우리가 이러한 부처님 원력에 의지해서 어렵고 힘든 것을 이겨내고,
또 원하는 바에 대한 가피를 받고자하는 믿음의 표현이 기도가 아닐까 합니다.
 
불교적 의미의 기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기복(祈福)으로서의 기도입니다.
재앙소멸이나 질병치료, 출세, 재물 등의 현세적 이익을 기원하는 것입니다.
 
 대개 입문하는 분들이나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도의 모습입니다.
출발은 누구나 이렇게 시작합니다.
외형적으로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는 좋은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수행(修行)으로서의 기도입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불보살님의 무조건적 가피를 청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거기에 맞는 다짐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나의 발원으로 세우고,
몸과 마음의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는 것이지요.
신행의 경력이 쌓일수록 수행으로서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복으로 기도하는 분이 많은 현실입니다.
기복의 기도에서 수행의 기도로 나아가는 것은
불교가 바르게 세워지는 중요한 초석도 됩니다.
그래서 바르게 기도해야 합니다.

바른 기도를 위해 먼저 몸가짐과 마음가짐 등의 여러 조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시간과 장소입니다.
기도는 반복의 노력입니다.
그래서 일정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시간은 하루 중 집중할 수 있을 때,
장소는 가급적 조용한 곳을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매일 절에서 일정하게 기도할 수 있다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만,
재가불자들의 하루 일과를 생각해 보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잠자기 전이나 일어나서 바로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방법이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중 주변 여건에 방해받지 않고 온전하게 몰두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많지 않으므로
취침 전후의 시간을 내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기도를 하시는 분들 중에 바빠서,
또는 시간내기 어려워서 힘들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도는 시간날 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을 내서 하셔야 합니다.
기도를 하고자 마음을 내셨다면
기도는 여러분들의 생활 속에서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기도는 정성과 간절함인데,
동창회나 식사모임 등의 순위에 밀려서야 되겠습니까?
기도가 잘 되지 않는 분들은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요.
나에게 기도는 어떤 순위인지를.

다음은 기도의 절차에 관한 것입니다.
이것도 역시 각자의 방법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절에서 기도할 때는 인례하시는 스님에 맞추어 따라하면 될 것이고,
개인적으로 기도할 때는 자신의 방법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우선 절에서 하는 기도 의식을 참고하여
삼귀의, 참회, 발원정도의 순서로 하시면 좋겠습니다.

2) 확신 갖고서 참회 통해 부처님 닮아가기를…

지난 호에 이어 기도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했나요? 마음 먹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불자님들도 어떤 마음으로 기도에 임해야 할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나의 기도가 헛되지 않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기도에 대한 확신이라 해도 좋고, 신심(信心)이라 해도 좋습니다.

 
 “기도를 하게 되면 반드시 가피력을 받는다”는 믿음이 필요한 것이지요.
“성취될까?`안될까?” “그냥 열심히 하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은 장애물입니다.
똑같은 마음의 서로 다른 작용이 부정과 긍정인데,
긍정적인 마음은 지극하고 강한 장점이 있습니다.
불가사의한 힘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한 곳에 모아지고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기도의 결과는 달라지는 것입니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음으로 기도에 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자기를 반성해 보는 일입니다.
보통 참회라고 하지요.
기도하는 내 자신이 얼마나 부처님 가르침에 충실한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부처님 소리를 듣지 않고 자신의 소리만 높이지 않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불자로써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고자 하는 마음을 굳건히 하는 것이
바른 기도의 방법입니다.
 
자기반성이 없는, 자기만을 위한 기도는 바른 기도일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불자이기를 원한다면
나만을 위해 기도했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참회해야 합니다.
내 안에 들어 있는 욕심부터 비워내는 것,
바로 `마음 비우기는 참회의 좋은 방법입니다.
기도는 `비는`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운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기도의 아주 중요한 전제가 될 것입니다.

믿음을 갖고 반성을 했다면
이제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은 베푸는 마음입니다.
기도의 공덕을 항상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도록 마음 먹는 것입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먼저 시작해 보시지요.
미운 사람에게도 베풀어 보세요.
 
우리는 “주십시오, 들어주세요”라는 기도를 많이 합니다.
이제는 “베풀며 살겠습니다, 이해하며 살겠습니다”라는
기도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게 되면 단순한 기복으로서의 기도가 아닌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닦는 수행의 기도가 가능해 질 것입니다.

불자의 올바른 신행생활은
바른 믿음과 바른 이해, 바른 실천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특히 저는 재가불자들에게 공부와 기도의 생활화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생각하고 일을 할 때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고,
가르침을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분명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기도하면서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십시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공부함으로써
바른 기도생활도 가능해 진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결론적으로 바른 기도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소원성취 기도는 부처님의 가피력을 받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피를 얻고 싶다면 부처님과 하나가 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러기 위해서 나의 욕심을 버리고,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확신을 갖고,
 
 베풀면서 부처님을 닮아가는 것이지요.
나의 마음과 부처님 마음이 하나가 되어
내 안에 있는 부처님의 무한한 능력을 끌어내고 그것이 자기 힘으로 발휘될 때,
분명 큰 힘이 되고 기도는 성취될 것입니다.
신행생활 중에 선업(善業)을 닦고 선근(善根)을 가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도가 아닐까 합니다.
기도하면 마음이 깨끗해지고 맑아집니다.
깨끗하고 맑아져야 지혜가 생깁니다.

[불교신문 2200호/ 2월1일자]
2006-01-27 18:24 /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