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향 2007. 3. 26. 11:00

난 마트가 아닌 시장을 가면

가게에서 파는것 보담은 노점에서 파는것을 산다

 

가게 물건이 보기에도 좋고 상품가치도 더 있어 보이지만

난 길거리에 펴놓고 파는 할머니들 물건을 팔아 드리고 싶어서다

 

그 연세에 자식들에게 용돈 달라고 해서 살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움직일수 있을때는 자식들에게 부담주지 않으려고

이렇게 들고 나와 파시는 할머니들 주름진 얼굴에

울엄마의 얼굴이 겹쳐지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뜯어서 들고 나오신듯 쑥과 냉이를 파는데

소쿠리에 담아논 쑥이 시들시들 량은 많다

식구가 적으니 다 사면 많을거 같아 천원어치만 달라고 해서 사왔다

 

신문지 펴 놓고 다듬으면서 한번 감동했다

정말 티끌하나 없이 깨끗해 다듬을게 없다

 

억지로 하는 거면 대충 다듬어 팔고 나면 그만일텐데

할머니 침침한 눈으로 꼬부리고 앉아 알뜰히 다듬는 정성이 떠올라

가슴이 찡하다

 

쑥값으로 내미는 천원을 받으시는 할머니 손끝이

꺼멓고 거칠던게 떠 오른다

(내 손에 주름이 적다해도 거친 할머니 손이 더 이뿌게 떠 오른다)

 

할머니들 천원 벌기 위해 일하는 동안

우리는 몸다듬고 얼굴다듬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가

아무리 다듬어도 가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갈수는 없는데

 내 노후는 어떤 모습일까?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만큼 준비를 해 놓고 룰루 랄라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깨끗이 다듬어진 쑥 한소쿠리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