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향 2007. 9. 28. 11:47

어제 미용실엘 갔더니

기다리는 사람이 몇명 있어서 내차례를 기다리는 사이

본의 아니게 남의 얘기를 듣게 됐다

 

팔십은 가까이 됐음직한 할머니와

사십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시집안간 딸의 대화

 

할머니가 우리 며눌은 우리집 보배다고 며늘 이뿌다고 침이 마른다

옆에서 듣는 딸 엄마 제발 씰데없는 소리 하지마라 그람 우리는 뭐꼬

딸년들은 도둑이제 우째든지 뺏어갈라카는 도둑년 내말 틀렸나

언니가 잘하는건 안다 그래 며눌이 이뿌더라도 속으로만 해라 언니한테 자꾸카지말고

이것아 니나 잘해라 말 함부로 하지말고 @#$%#@$

하여튼 다투는것도 아니고 대화하는것도 아닌 두 모녀의 대화가 끝이 없다

 

이때까지는 속으로

야~ 저할머니 집안정치 잘하신다

안그럼 저렇게 나이많은 시집안간 시누이 등살에 며눌 속꽤나 �을건데

저집 며눌 복은 있는갑따 했따

 

이때 육십대 초반이나 오십대 후반쯤 돼 보이는 손님이 와서

할머니의 대화가 그리로 옮겨지는데 듣고 있던 난

아까 했던 생각은 어디로 가고

흐미 저집 며눌 숨도 못쉬고 사는거 아닌가 싶다

 

그할머니 아직까지도 아들 월급 자신이 챙기고

아들이 자기를 얼마나 챙기는지 할머니 앞에서 아들이 며눌한테 잘해주는걸 못봤다네 

며늘은 자기시봉을 해야 하기때문에 둘은 주말부부로 지낸다나?

아들이 얼마나 효자냐며 쉬지않고 얼마나 자랑을 하는지....

내귀에는 자랑으로 들리지 않는다

 

효자? 효부?

난 속으로 댁의 며눌은 뭐냐고 말해주고 싶더구만

시집안간 시누이에 시어머니에

결혼생활 이십오륙년에 남편월급 구경도 못하고

남편은 주말부부 내지는 외국나가있는 날이 많고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효부라는 이름을 얻은 댓가로

독재자 밑에서 숨도 못쉬고 사는거 아닌가????

 

세상 어떻게 사는게 잘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적당한게 서로 잘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