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치매 초기증세 시작했나벼~~
곗날인데 다섯집 다 불자이니
점심먹고 임휴사에서 만나기로 했단다
새로 지은 법당에 들어가서 108배 하고
달비골 산행시작
올라가도 어차피 내려올걸 서둘러 오를게 뭐있냐는
진오거사님 말이 아니더라도 모두들 걷는 속도가 늦다
집집마다 김장을 했다는데
바빠서인지 게을러서인지 나만 안했네
난 아직도 다음주나 돼야 할거 같은뎅
자기들이 세포기씩만 줘도 나 김장 안해도 될것인디 줄 의향 없슈?
하이고 올해는 안돼 배추 쌀때 줄께
옴마 배추가 싸면 김치 달라고도 안혀 비싼께 달라고 하지~~
능선에 올라 앉아서 맥주한잔 하고 쉬면서
울남편 마트가서 굴을 사면 제때 제대로 안해준다고
마트에서 원플러스원하는거 사면 하나 먹고나면 하나는 이자뿌고 주도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집은 반찬 제대로 안해주고 맨날 굶기는가베
아공 반찬 제대로 안해주는거 우째 알았시요
아무리 몸에 좋아도 굴은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안돼~
아니 간도크네 요즘세상에 아직도 투정하는 사람있어?
마눌이 곰국 한솥 끓이면 어디 갈까봐 무조건 따라 나설때인데
주는대로 조용히 묵어야 뒤탈이 없지
요즘은 곰국만 끓여 놓는게 아니라 같이 카레도 한솥 해놓는다 카데
뭐라카노
어떤사람은 마누라한테 말도 안하고 명예퇴직 하고는
연금통장 싹 바꿔서 잠적해버려 마누라가 찾아왔더라는 얘기도 있는데
조심해~
오잉? 그람 안되는디~~
여기 남자분들은 그럴사람 없겠제
오늘부터 우리 알아서 기어야 하능겨?
알아서 잘 받들어 모셔
주머니에 있던 돈 삼십만원만 이자뿌도 아까바서 잠이 안오는데
연금이 송두리째 날아간다고 생각해봐~~ 뒤늦은 후회말고 잘하라고~~
우리가 반은 청구할 권리가 있는거 아닌가?
통장을 들고 튀었는데 사람이 있어야 반을 청구를 하든 말든할거 아닌가베
저녁 먹으면서 내도록 연금얘기하다가
집에 올때는 보덕화 보살님이 주는 김치만 달랑달랑 들고
춥다고 어깨동무하고 엘리베이트 앞까지 기분좋게 왔는데
내모자 어데갔노
으~응? 베낭은 우쨌능교
베낭? 안가져왔네
아이구~~~
손에 안들었던 김치통 하나 들었으니 베낭은 내삐리고 왔네 우짜노
한잔 거나하게 된 남편 먼저 올라가라 해 놓고
횟집으로 베낭가지러 갔더니
옆테이블에서 술마시고 있던 사람들
아지매 약이 다 됐구만 집은 찾아 갈수 있능교
글쎄요 집도 기억이 잘 안나서 찾아 갈랑가 모리게써예
조심해서 차자 가이소
예 즐거운 시간 되세요
어찌 그리 생각이 안났을까나
나 치매초기증세인가벼~~
이러다가 나중에는 정말로 집도 못찾는거 아닌가 심히 걱정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