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시요 친구-받은메일
여보시요 친구
이제는 놓아 버리게
옳고 그름 다 놓아 버리면 그 자리가 곧 보리 도량이라네
그동안 얼마나 뭔가를 이루겠다고 애를 썼으며 그동안 얼마나 시시비비를 논하였던가
한순간의 꿈 속 같은 시간에 일생을 살기도 하였고 희노애락애오욕의 쓰고 단 맛 속에 다시는 속지 않으리라 수없이 다짐했건만 삼일을 못넘기고 져버리지 않았던가
세상에 행복이란 말로 되는 것이 아닌 것을 이제라도 알아 작은 아주 작은 일상 속에도 무한한 행복이 있음을 찾아 보게나
아니 찾으려는 생각조차 놓아 보게나
그러면 자네 온 몸과 마음 하나 하나가 행복이라는 영롱한 다이아몬드 빛으로 가득함을 볼수 있을 것이야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명리와 부귀는 마치 허구렁텅이 위에 세워 놓은 신기루 같아 언젠가 의지하는 힘이 사라지면 한순간에 소멸되는 그런 성향을 가졌다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영웅 호걸들이 한 세상을 풍미하며 세우고 허문 나라가 그 얼마나 될것인가
아마도 미진수 티끌 수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인데 그들은 지금 어디에 허허로운 몸을 누이고 머물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자네와 내가 만나서 이미 반백년이나 그 이전 오랜동안 나는 자네로 인해 자네는 나로 인해 흘리고 닦은 눈물이 사대해를 다 채우고도 남을 것이요
이 몸 이루고 부스러져 이룬 티끌들이 모여 태산보다 높게 쌓였을 것이니 이제 무엇을 더 그리워 하고 무엇을 이뤄 보겠다고 그리 야단할 것인가
돈 때문에 좋은 친구를 잃지 말게나
명예를 좆다가 가족을 등지지 말게나
권세를 취하려 목숨을 허비하지 말게나
고고함을 구하려 세상을 등지지도 말게나
힘이 있다고 세상을 구하겠다 하지 말게나
그런 것은 우리가 잠시 지녔다가 내려 놓는 악세사리 같은 것이니 괜시리 허망한데 마음을 빼앗기어
정말로 사랑하고 행복해야 할 시간과 공간의 교차로에서 홀로 외로워 하며 슬퍼하지 말게나
좋은 친구는 천금과도 바꿀수 없고 가족은 이 세상에 다시 없는 것이며 세상은 이미 부족함 없이 완성된 것이니
필부지심으로 어쩌겠다 만용을 부림은 만고에 웃음 거리 될것임을 바로 알게나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