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향 2009. 2. 10. 07:46

희매가 심장에 구멍이 있어서

경대병원에서 수술했단다

 

이게 뭔소리래?

지금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웬구멍?

너 건강했자나

 

입원했단 말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왔냐

 

선천적으로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단다

건강검진에서 심장비대로 나와도 그냥 그런갑다 하고 지나쳤는데

갱년기 증세가 몇년 지속되고 요즘 들어 가끔 숨도 차는거 같았단다

 

교장선생님 감기 걸렸을때 병원따라 갔다가

갱년기 증세가 너무 오래 지속 된다며 진찰 받아 봤더니

심장 전문병원 가보라고 해서 강심병원 가서 검사 했더니

심장천공이며 경대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경대에서 다시 검사하고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 받고

수술 날 잡히기까지 한달 걸렸는데

수술 날 잡아 놓고 기다리는 한달 동안에 진짜 환자 되더라

너들도 작은거라도 놓치지 말고 바로 바로 병원가라

내 몸 아프면 돈 도 필요없고 세상 모든거 필요 없다

 

근데 와~교장선생님 대단하시다

이렇게 옆에 딱 붙어 간호 하시고

아마 우리 같으면 집에가서 볼일 다 보고 자고 올 걸

 

몇십년 다닌 학교 하루 이틀 안간다고 별일 있겠어요?

수술 안하고 살수 있는데까지 살다가 가겠다는걸

우짜든동 같이 살라고 심장 때워 놨두만

말도 말아요

위가 탈이 난것도 아닌데 약 먹으면 다 토해 내지

엄살이 얼마나 심한지 누웠다 앉았다

아푸다며 오분다 가만 못있어요

 

(얘기하는사이 또 일으켜 달라고 손 내미니 일으켜주면서)

원래 하자가 있었다는구만

오년 전에만 알았어도 내가 반품하는건데

너무 늦게 알아서 어쩔수 없이 수리해서 쓰기로 했어요

수리 안하면 십년밖에 못쓴다는데

십년 뒤에는 어중간해서 새장가 갈수도 없고

나만 골병들거 같아 빨리 수리하는 수밖에 없어 수술실로 들여 보냈더니

수술 하는데 다섯시간도 더 걸려

중환자 실에 누워서 뒷날까지 얼굴도 못보게 해

암튼 상처만 낫으면 뒷탈 없는 병이니 걱정은 안해도 돼요

저래 누워 가지고 갑갑하다며 자꾸 집에 가자카네

집에 가서 아푸다 카면 내가 약을 줄수가 있나 뭘 우째야 되는지

갑갑해도 여기 있는게 낫다고 그냥 좀 있자고 했지

 

평소에 나는 건강하니까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 나이가 이제는

무슨병이 어디서 튀어 나올지 모르는 나이인거 같다

 

나도 건강검진 할때마다

고밀도유방 이라며 재검진 하라고 나와도 무시하고 있었는데

계추갔을때 친구들이 한번쯤은 초음파 해보지 우째 그냥 있냐고 야단들이라

무심코 했더니

유방에 물혹이 잡히고 갑상선에 조그만게 있다고 해서

갑상선 조직검사까지 했었는데

결과 나오기까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두마

걱정 안해도 된다고 일년 뒤에 다시 검사해 보자는

결과 한마디에 걱정이 싹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