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明속의등불~★/洗 心 說(법문)

견재색이어든 심수정념대지하라

진여향 2009. 2. 19. 07:21

견재색이어든 심수정념대지하라

見財色         心須正念對之

 

그저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재물을 보거나 이성을 보았을때는

마음을 모름지기 정념으로써 대하라

는 가르침입니다

 

목석이 아닌 이상에야

재물과 색욕을 앞에 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는 쉽지 않은데

그 흔들리기 쉬운 마음을 바로 잡아 주는 힘이

바로 정념의 공입니다

 

황진이와 지족 선사 이야기도 있지만

중국에는 부처님처럼 존경받는 태전 선사라는 분이 있었는데

불골표를 지어 불교를 비방할만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교를 싫어 하던 한퇴지에게

태전선사에 대해 들려 오는 소리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나 봅니다

 

자기 생각으로는

제 아무리 산중에서 수도를 하며 도를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은 허울일뿐

속은 중생심을 벗지 못한 속한이가 아니겠는가 하는 마음에

 

저자 거리에서 미색이 뛰어 나기로 이름난 홍련이라는 기생을

반은 협박을 하다시피 하여

일정 기한 동안 태전 선사를 파계시키게 하는데

이루지 못하면 죄를 묻겠다 합니다

 

홍련은 내심 자신의 미색을 탐하는

무수한 남정네들의 마음을 익히 알기에

자신을 한번 보기만 하면 안넘어갈 사람이 없으니

그저 용채나 두둑히 준비하시라 하고

 

태전 선사의 암자에 이르러

쉬어가는 기도객처럼 살며

갖가지 추파와 유혹을 하여도

선사는 마치 목석인양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한퇴지와의 약속 기일은 다가오고

그냥 내려 갔다가는 크게 경을 치게 생겼으니

홍련은 태전선사에게 하는수 없이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선사는 그런 일이 있었느냐 하며

홍련의 치마폭에다가 시 한수를 적어 주며

이것을 보여주면 네 명命도 보전하고

한퇴지도 제도할 인연이 될것이다 합니다

 

십년 동안 축융산 아래 내려간 일 없어

과 공을 관(觀)하니 색(色)이 공(空)이라

어찌 조계(曺溪)의 한방울 물로 홍련 한 이파리를 적실 것인가.

(부처님과 달마와 조계의 육조대사로 이어 온

불법의 정수가 홍련을 인연하여 흐트러짐이 있을손가) 

 

十年不下祝融峰(십년불하축융봉)

觀色觀空卽色空(관색관공즉색공)

如何曺溪一適水(여하조계일적수)

肯墮紅蓮一葉中(긍타홍련일엽중)

 

이 글을 받아 본 한퇴지는

선사가 자신이 생각하는 범상한 사람이 아니다 싶어

한달음에 올라가 인사를 합니다

 

그러자 선사는

내가 듣기에 당신은 불교를 싫어하여 배척하는 상소를 쓰기도 하였다는데

도대체 어떤 불경을 보았기에 그렇게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요

하고 묻습니다

 

퇴지가

확실하게 읽어 본 경전은 없습니다

하고 답하자 선사는

 

그럼 당신이 

그토록 불교를 비방함은 누가 시켜서 한것이요

아니면 스스로 한것이요

 

퇴지가 답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만약 누가 시켜서 했다면 당신은

주인의 명을 따르는 강아지와 같고

 

당신 스스로 하였다고 한다면

이렇다할 경전도 읽어 보지 않고

불법에 대하여 아는 바도 없이 무작정 비난만 한것이니 그것은

자기 자신을 속인것과 다를바 없소

 

이 말씀을 듣고 한퇴지는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고쳐서

불법을 열심히 공부하여 비난하던 붓을 돌이켜

불법을 찬탄하는 글을 많이 남겼다고 전합니다

 

재물이나 이성은

수행자에게도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에게도 정념으로 대하지 않으면

천만가지 괴로움이 뒤를 따르니

正念 두글자가 호신부가 될것입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