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산다는거 축복일까 재앙일까
더워도 얼굴은 봐야지?
친구들 모여 둘러 앉았는데 친구 하나가 못왔네
온다더니?
지난주에 온다했는데 갑자기 시어머니 입원하셨대
왕비마마께서 며느리 밥을 며칠 못얻어 드셔서 그런가?
친구 1 : 나도 지금 시어머니 입원했어~~
왜?
살짝 미끄러지면서 충격을 받아 척추가 눌렸다나 내려 앉았다나
암튼 한달정도 고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에구 나이들어 안아픈게 자식들 도와 주능겨~~
친구2 : 울시엄니 엉치뼈 내려 앉아 낫지도 않고
계속 대소변 받아 내며 요양병원에 누워 계시잖어
하도 집에 가자고 보채서 퇴원했었지
누워서 수발 받아야 되는데 집에 온들 별수 있나?
다시 병원 보내 달라고 해서 재 입원 했더니 병원비가 배가 되더라
처음에는 60만원 좀 안됐는데 재입원하니 90만원으로 껑충
요양 등급을 다시 받아야 된데나 어쩐데나
니들도 알아 둬~~~
입원 해 있다가 집에 가자고 보챈다고 퇴원하지 말고
2~3일 외출로 해 우린 몰라서 퇴원했다가........
친구3 : 말도 마라 울친정엄마도 넘어져 척추뼈 내려앉아 눌렸다고
입원해서 영감 아들 딸 며느리 보초 세우고 영감이 응석 다 받아 주고
친정엄마지만 애기도 그런 애기는 없을거다
시엄니는 술 취한 사람한테 받쳐 넘어져서 척추 내려 앉았는데
아들한테 연락도 안하고 119불러 병원 가서 몰랐는데
사촌이 동네 들리러 갔다가 입원 했는거 알고 연락 와서 달려 갔더니
병원에서 의사가 보호자 부르라 했더니 아무도 없다고 했단다
왜 그러셨냐했더니 별거 아닌데 바쁜니들 이렇게 달려 오게 하잖냐
살살 움직여야 났는다 집에 가자 하시더란다
근데 친정엄마와 시어머니 비교 되더라
만약에 시어머니가 친정엄마처럼 저렇게 했으면
아마 속으로 욕을 바가지로 했을지도 모르지
우리 엄마지만 좀 심해 남편 보기 좀 민망하고........
하여간 노인들 넘어지면 척추 문제 생겨 고생하신다
다들 집에 가거든 욕실에 미끄럼 방지택 붙여라
친구 4 : 울엄마 깜빡깜빡 오락가락해서 치매인줄 알고
병원가서 온갖거 검사 다 했는데
치매가 아니라
체력에 비해 활동량이 많아서 과부하 걸렸단다
치매 아니라니 천만다행이지 뭐
다들 이 더위에 어른들 때문에 고생이 많다
우린 스스로 움직일수 있을때 까지만 살다가 자는 잠에 갔으면 좋겠다
그건 맘대로 안될걸 그때 되면 더 살려고 아둥바둥 할런지도........
울친구 시어머니 88세신데도 보약 지어 달랜단다
울엄마 환갑 즈음부터 자는잠에 데려가 달라고 기도 하더니
팔십 넘어 열달을 누웠다 가셨다
요양병원 가 보면
촛점 없는 눈동자 표정 없는 얼굴
요양원 문 밖은 이승인데 문열고 들어 가면 저승이나 마찬가지
그렇게 누워서는 오래 사는게 결코 축복이 아닌거 같어
우리 세대에는 더 할거 아냐
이젠 잘 사는게 문제가 아니라
잘 죽는게 더 큰 문제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