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콩나물 시루 같았는 시골집

진여향 2012. 8. 20. 00:12

에어콘도 없는 8평에

열네명 들어 앉을걸 생각만해도 갑갑하니

먹을거 준비해서 계곡으로 갈까? 했더니

그래도 집으로 오겠다넹

이 불볕 더위에 좁은 집에 모여서 우짤라꼬~~~

 

오리 다섯마리 삶을 큰 솥에 장작불 지피고

밭에 정구지 베고 깻잎 고추따서 땀 삐질 삐질 흘리며  찌짐 붙이고

마당에 탁자를 펴 놨건만 모두들 안에 앉아 먹겠다네

 

우리집을 지나쳐서 야영장까지 갔다온 구미팀

절 가깝고 계곡 좋고 동네도 깨끗하니 청정지역 같다네

 

집터 반듯하고 마당에 잔디가 맘에 든다며

이만큼 가꾸느라고 고생 많았겠다며

다들 시골 태생들이라 딱 보면 수고한 땀이 보인다네

 

이 뜨거운 여름에 옥닥복닥 모여 앉아

뜨거운 오리 백숙으로 땀 빼고

남편들 마당에서 동양화 공부 할동안

 

우린 방에서 현민엄마 싸 들고 온 차 바구니 펼쳐 놓고

(다도 사범 자격증 있는 두사람)

따끈따끈한 전통차로 몸속에 열기를 더하는데도

입안에 감도는 차향에 취해 더운줄도 모르고 홀짝 홀짝

계곡으로 나갔으면 시원은 했겠지만 이 좋은 차맛은 못볼뻔 했네

 

모두들 웃으며 그러네

나보고는 찌짐이 일품이라며 찌짐 장사 하면 돈 벌거라며

현민이는 우리집 옆에서 전통찻집 하면 딱이라나?

 

우리 노후에 함 해 보까????

모여 살면 좋겠다 여기다 삼층집 지어 같이 살자~~

니가 삼층에 살면서 쿵쿵 굴리면 난 못살아 싫어~~~

우리 여덟집 이동네에 터 잡어?

그럼 남자들 맨날 동양화 공부할거 아냐~~~

안돼 그건 안될거 같어

여기 저기 가까운 곳으로 터를 잡고 이동네 저동네 마실댕기자

 

모두들 덥고 좁은 집에서 노느라 수고 많았심더

특히 비싼 차 싸들고와 팽주 하느라 수고 많았고....

다음에 올려면 여름은 피하고 봄 가을엔 언제든지 환영합니데이

 

내집에 모이니

카메라 들고 찍고 할 새가 없어 사진 한장 못찍었는디

훈이엄마 사진 보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