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어떻게 놀이화 하느냐?'가 중요-법륜스님
지난 금요일 밤..
한림대학교 일송아트홀에서 있었던
법륜스님 즉문즉설 강연.. 메모를 좀 해 왔습니다.
대학 가서는 중고등학생 때를 돌아보며 '그때가 좋았다' 하고
취직하고 나서는 대학시절이 좋았다 하고
결혼하고 살면서는 미혼일 때가 좋았다 하고
실직하고서는 바쁘게 일할 때가 좋았다 하면서
그렇게 다 지나놓고서야 좋은 줄 안다면
'그때가 좋았다'면 '지금' 좋아야 합니다.
도(道)란 무엇인가?
지금 좋은 걸 아는 것입니다.
어떤 학생이 물었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아요?'
'가방끈이 긴 거 같니?' '아뇨'
'책을 많이 본 거 같니?' '그것만은 아닌 거 같은데요.'
'그럼 뭘까?' '그래서 묻잖아요?' ㅎㅎ
'나머진 하나뿐이다. 고생깨나 한 거다.'
'너 많이 알고 싶니?' '네'
'그럼 고생 많이 하고 싶니?' '아뇨.'
이렇게.. 과정은 싫어하면서
열매만 부러워하면 안 됩니다.
우리 여자분들.. 실연당했다고 괴롭다는 분들 많은데
실연이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이 좋은 세상에 태어나 한 남자하고만 사랑하고 살면 억울하지 않아요?
사랑하다 내가 차면 '나쁜 여자' 소리 듣잖아?
그런데 지가 차 주면, 또 다른 남자 만날 수 있고
또 차 주면, 또 다른 남자 만날 수 있고..
이렇게 남자들이 알아서 차 주면, 한 열 명 만날 수 있고.. 좋잖아?
또, 같이 살다가 남자가 죽으면..
죽은 게 뭐 내 잘못도 아니고
또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살 수 있고..
그래서 나쁜 일이 나쁜 일이 아닌 줄 알아야 해요.
안 되는 게 잘 되는 거예요.
이걸 알면, 인생이 재밌어요.
문: 저는 긍정적으로 살고 싶은데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요.
답: 그냥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으로 살아도 돼요.
그런데 그게 자기한테 이익이 돼요? 손해가 돼요? (손해예요)
그럼 손해 그만 봐야지. 왜 자꾸 본해볼 짓을 해요?
그런 생각을 딱 버려야지.
내가 물병을 들고 '이거 버려야 하는데, 버려야지, 어디에 버리지?'
이렇게 생각만 하고 있다면 어떻겠어요?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면서 계속 들고 있을 게 아니라
그냥 슥 버려야지.
문: 저는 이제 곧 장애인 며느리를 보는데요.
아들 생각만 하면 자꾸 눈물이 나요.
어떤 기도를 하면 좋을까요?
답: 슬퍼하지도 말고, 끔찍이 사랑하지도 말고..
남의 살림에 간섭하지 마세요.
자식이 20살이 넘으면 간섭하지 말고
특히 결혼한 다음엔 '이웃이다' 생각하고
딱 마음을 끊어 주세요.
이게 진짜 사랑입니다.
남편 살아 계세요? (네)
그럼 남편이나 잘 챙기세요. (ㅎㅎ)
그리고 세상이 바뀌고 있어요.
옛날엔 양반 상놈 차별하다가 차별 없어졌고
남자 여자 성차별도 없어졌고,
서양에서 흑백 인종차별도 없어져 가고,
요샌 동성애자들 차별도 없어져 가고 있잖아요?
장애자 차별도 이젠 차별이 아니에요.
회사도 장애인들 채용하면 잘 한 일이라고들 하잖아?
그러니까 '우리 아들이 참 잘했다' 생각해야지..
슬퍼하긴 왜 슬퍼해요?
'우리 아들이 지적 수준이 좋구나' 생각해야 해요.
절에 안 다녀도 불자이고,
교회 안 다녀도 신자예요.
문: 저는 환경운동을 하는데 회의감이 자주 듭니다.
'나 하나 이런다고 세상이 바뀌겠나?' 해서요.
답: 물론 세상이 확 바뀌지는 않지.. 그러나
북경에 나비 날개짓이 미국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말도 있잖아요?
최선을 다 해 열심히 하다가.. 그러다가 어떤 기회를 만나면
세상을 바꾸는 일이 될 수도 있어요.
씨앗을 심는다고 꼭 꽃이 피는 건 아닙니다.
봄이 와야 꽃이 피지.
다만 노력할 뿐
결과가 잘 나타나고 아니고는
시절인연에 맡긴다..
문: 저는 자주 외로움을 느껴요.
외롭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마음의 문을 닫고 있어서 그래요.
마음의 문이 닫혀 있으면, 설사 둘이 껴안고 있어도 외롭습니다.
뭔가를 움켜쥐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걸 내려놓으면 마음의 문이 열려요.
마음의 문이 열리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별도 보이고 꽃도 보이고, 사물이 잘 보입니다.
'깨달음의 장' 수련도 다녀오세요.
그러면 마음의 문이 열리고
근원적인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어요.
내면에 뭔가 움켜쥐고 있는 거..
그 까르마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여러분 재미있으셨어요? (네)
재미가 없으면 지루합니다.
그런데 재미만 있고 유익하지 않으면.. 나중에 허전합니다.
그래서 재미도 있고, 유익하기도 해야 해요.
공부도 그렇고..
직장도 그래야 합니다.
나이트에서 돈 받고 춤추는 무희는 노동이고
돈 내고 춤추는 손님들은 놀이입니다. 즐기고 있습니다.
30분 연장하면 손님들은 환호성을 지르지만
무희들은 울쌍입니다. 왜 그럴까?
우리는 자기를 파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돈을 목적으로 일을 하면 돈의 노예일 뿐이에요.
행위의 주체가 돼야 합니다.
기생도 돈을 목적으로 하면 매춘이지만
매춘이 아니라 사랑을 할 수도 있어요.
진리는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은 겁니다.
지금 좋으려면 '재미'가 있어야 하고
나중도 좋으려면 '유익'해야 합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해요.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어떻게 놀이화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러면 괴로움이 없는 것,
즐거운 세상이고
즐거움은 곧 행복입니다.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네
괴로움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행복도 괴로움도 진실로
남이 만드는 것이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