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답은 하나.. 눈이 삐어서.. 눈에 뭐가 씌어서..
언젠가 어떤 분이 저를 붙들고 인생사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남편 때문에 너무너무 괴롭다고..
그래서 별생각을 다 한다고..
이 ☆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짐작이 가시죠?
거의 두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그분의 이야기는 멈출 기색이 없이 계속되는데
눈물까지 흘리며 말씀하시는데 저지할 수도 없고
그런 분위기에서 부처님 말씀이 귓구멍에 들어갈 거 같지도 않고..
더군다나 그분은 교회 다니는 분이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여쭤보았습니다.
'하나님을 믿으십니까?'
'예,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으십니까?'
'그럼요, 그동안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랑의 하나님께서 왜 이런 고통을 주셨을까요?'
그 질문 하나에 그분의 말이 멈추었습니다.
한동안 묘한 침묵이 흐르고..
그분이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어렴풋이 알 거 같습니다.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당하는지..
제가 너무 교만했던 거 같습니다.'
그때부터는 꽤나 자성적인 말씀을 하셨고..
웃으면서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흘렀습니다.
한결 편안해 보이시는 그분을 보면
제 기분도 좋습니다.
사랑하는 하나님이 왜 고통을 주셨을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사랑의 하나님께서, 전지전능한 하나님께서
고통인줄 모르고 잘못 주실 리가 있을까요?
그렇다면 답은 하나뿐입니다.
내가 잘못 본 겁니다.
눈이 삐어서.. 눈에 뭐가 씌어서..
은총을 고통으로 잘못 본 것일 뿐,
하나님은 언제나 은총만을 주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시지 않겠습니까?
마치 저 사도바울이 육신의 가시를 통해서 깨달은 은총과도 같이..
우리 불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생자부, 온 생명의 자애로운 어버이이신 부처님께서 왜 나에게 고통을 주실까?
대자대비, 한량없는 연민으로 품으시는 관세음보살님께서 왜 나에게 고통을 주실까?
대원본존, 지옥중생 까지도 외면치 않으시는 지장보살 마하살께서 왜 나에게 고통을 주실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답은 하나뿐입니다.
내가 잘못 본 겁니다.
눈이 삐어서.. 눈에 뭐가 씌어서..
가피를 고통으로 잘못 본 것일 뿐,
불보살님은 언제나 가피로써 이끌어 주시는 분들이십니다.
마치 저 보왕삼매론의 '반전 있는' 지혜와도 같이!
고통은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마치 쫓아오는 개를 피하려고 하면 더 맹렬하게 쫓아오듯이..
고통은 피하려고 하지 말고, 똑바로 보아야 합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정확히 보아야 합니다.
그 정체를 똑바로 꿰뚫어보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될 겁니다.
'고통은 어디로 갔지?'
이것은 마치 도망가던 내가 홱 돌아서서 개를 향해 돌진하면
오히려 개가 놀라 도망쳐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돌아서야 합니다.
그리고 눈을 떠야 합니다.
살 길은 그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