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랬는데 뭐 어때
어제 만난 친구가
남편 6월에 정년을 앞두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휴~한숨이 절로 나온다며 앞으로 우짜가 싶답니다
길게생각하면 함께 산 날만큼 더 살아야 하는데
집안일은 손끝 까딱 안하고
시간이 널널하니 먹을 궁리만 하는지
이것 해 먹자 저것 해 먹자 요구하는거만 늘어난다길래
에이 마눌이 집에 노는것도 아니고 그카마 안되징
논다고 해도 집안일 할때는 같이 퍼떡 해야지
마눌 설겆이 하면 청소기 돌리야 같이 바람쐬러 나갈시간이 있지 했더니
울남편 왈
난 청소기는 잘 돌리자너
마자 울신랑 주방일은 못해도 청소기 돌리는건 거의 전담한다
며늘은 뭐하고 ㅇㅇ아빠가 청소기 돌려요?
너 며늘과 함께사니 눈에 거슬리는거 많지?
거슬리는거?
거슬린다 생각하면 거슬리겠지만
나도 그랬던거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아
오늘 아침먹고 설겆이 해놓고 목욕 갔다 왔더니
며늘 일어나 밥먹고 싱크대에 그릇 담가놨더라
근데 우리도 때론 설겆이 바로 안하고 나중에 하기도 했자너?
그래도 시어머니랑 사는 며느리자너
며늘도 그럴수 있지 그런거 가지고
어쮸~셤니가 설겆이 했는데 지먹은 그릇을 요렇게 담가놔? 한다면
한집에 못살어 니딸은 지먹은 그릇 바로 설겆이 하더나 안하자나
너 속도 넓다 난 못봐줄거 같아
신랑이 그러는것도 맘에 안드는데 며늘은 더?
생각만해도 힘들거 같아 절대 같이 안살아
봐주고 못봐주고가 어딨어
며늘 없다면 빨래도 내가 다 해야 하는데
세탁기 돌리지 빨래 걷어서 차곡차곡 접어 놓지
때론 밥도 하지 내 일이 반으로 줄었구만
대신 손주 들여다 보는 재미도 있고 좋은점도 많어
처음부터 겁먹고 거부하지는 마~~~
살아보니 불편하다 생각하면 불편하기도 하겠지만
좋은점도 있어
내 얘기 듣고 있던 그집 아저씨
딸이 둘째 낳았는데 데리고 와서 봐 주자하니
마눌이 기겁을 하네
사돈댁에서도 보내고 싶지 않아 하는거 같고
매일 둘이 덩그마니 있으니까 뭔가 허전하고 맥이 빠지는거 같아
애가 있으면 좋을거 같은데
한집에 사는게 득도 있고 실도 있는데
드라마나 매스컴에서 유독 실에 대해서만 논하며
고부갈등에 대해서 떠드니 그렇게 보일 뿐이지
한집에 살아도 잘 사는집들 많을걸요
길게 봐서 퇴직하고 30년이라고 했지?
내 생각엔 그 30년 중에 자식위해
애 봐주는데 5~6년 투자해도 괜찮을거 같아
근데 울 딸은 애키워 준다해도 일년더 휴직할거래
그러면 나야 더할나위 없이 좋지
사람과 사람관계에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면 거의 이해 못할것은 없거등
울 며늘 스물여덟이면 아직 엄마밥 얻어 먹으며
친구 만나고 한창 재미있을땐데
애낳고 집에 있는 저는 얼마나 답답하겠나 싶어
애봐주께 둘이 바람쐬고 와 하면
괜찮아요 하면서도 얼마나 좋아한다고
한집에 살아도 지금까지로 봐서
서로 조금만 배려하면 큰 문제는 없을거 같고
내 생각은
예능방송이나 드라마 작가들이 고부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함께하는 가족의 좋은점을 좀 더 조명해 주면
좀더 밝고 화합하는 사회가 될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