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향 2015. 1. 12. 16:34

대구 살때는

밖에 나갈일 있으면 복면강도처럼 하고 다녔는데

이젠 거실에는 늘 햇빛 들어 오고

마당에도 들락날락하니 그때마다 모자 쓸수도 복면을 할수도 없어

걍 생긴대로 편하게 살자로 바뀌네요

 

원래 타고나기를 가무잡잡한 피부를 타고 난데다가

기미까지 생겨서 무지 신경쓰며 살았는데

삼십대초반쯤으로 보이는 싱크대 달러 온 사람한테서

어르신 소리까지 듣고 보니

 

외모에 신경 쓴다고

세월이 거꾸로 가 주는것도 아니고

골다공증에 도움이나 되게 햇볕과 친하게 지내자 싶어

맨얼굴로 다니는데

너무 새까매져 친구들이 못알아보면 워쪄~~~

 

오늘도 운동삼아 동네 한바퀴 돌다니

친구가 전화와서 부럽단다

 

이긍~

부럽긴 뭐가 부러워~~

신랑하고 하루 24시간 붙어 있으니

티격태격 할 일만 많구만 했더니

 

친구네는 일을 같이해서 퇴근도 같이 하는데

집에 오면 남편은 소파에 앉아 TV 보고

혼자만 밥하느라 동동 거리고

빨래하고 널고 걷고 개고 혼자 하다보면 부아가 치민다며

건강 챙기려 같이 걷는다는것만으로도 감사할일이라넹

 

얘 그럼 빨래 걷고 개는건 남편이 해 줘야지

남편 앞에 들이 밀어 놔~

 

그래도 절대 안해

셤니가 맏이라고 그래 키워 놔서

집안일 하면 큰일나는줄 알아

아무리 해도 안바뀌더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우리도 그랬는데 이젠 조금은 바뀌더라

같은 환경으로 주어진 24시간인데

나만 동동 거리면 안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