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향 2017. 10. 12. 05:11

종우네 금오산 온다길래

금오산 잠깐 갔다가 같이 점심이나 먹자 생각하고

가볍게 고구마 몇개 챙겨 갔더니

흐미야~

금오동천에서 정상 안가봤다고 그리로 가자네


그 길 가파르고 마사흙길이라 미끄러운데

앞으로 가자 해도 

전문 산악인 종우아빠

쉬엄 쉬엄 가면 된단다


말은 못하고 속으로

아이고 오늘 코 끼였구나

종우아빠는 정말 쉬엄 쉬엄 간다고 가지만

그 길이 보통 가파른 길이래야지

난 죽을 맛이다


종우엄마도

남편이 맨날 혼자만 산에 다니는게 싫어

이번명절에 내리 3일을 같이 산행을 했더니 

무릎이 아프단다


정상을 찍고는 왔는길로 내려 가는게 아니라

저~어리 둘러 능선으로 내려 가자며

옆으로 옆으로


그래도 능선길은 걷기 좋아 좋다 하며 걷는데

이번엔 깍아지른 듯한 내리막 계곡길

옆도 뒤도 못돌아 보고 발밑만 살피며 걷는다

습기 머금은 이끼낀 돌길

돌 잘못 밟았다 하면 큰일

온 신경을 집중해 걷는데


앞서가던 남편

아이쿠!

바위에서 쭈~욱 미끄러졌다

뒤에오던 종우엄마

옴마야!

엉덩방아 찧었다


나도 미끄러 질새라

발밑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한발 한발

반쯤은 내려 왔겠지?

다 내려 와 가지요 했더니

계곡길 절반이 아니고

능선길 까지 쳐서 삼분의일 내려 왔단다

옴마야 아직 멀었단 소리?


하이고 걷기 싫어~를 외치니

산에서는 지발로 안걸으면 한발도 못내려 가니

군소리 말고 가잔다


오다가 저기 폭포 있는데 가 볼라요 하는데

아뇨~혼자 갔다 오셔요


11시에 올라가서 5시 30분에 내려왔으니

산에서 머문시간이 6시간 30분

가파른 오르막길과 습기 머금은 내리막 돌길

내게는 무리였다


내려와 식당에서 신발 벗고 앉으니

발이 화끈 화끈하고

온몸이 뻐근하니 등줄기가 다 댕기는데

두사람은 기분좋게

이슬이와 쪽! 쪽! 키스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