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또렷이 기억하는 내 이름 석자

진여향 2019. 4. 21. 06:39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셤니

제 이름을 부르면서

너 정말 이뻤어 지금도 이뻐

너 부친 도포를 내가 해 드렸었지

도포 좋다고 자랑하고 다니시더니 돌아가셨자나


내가 이뻐다는것도

울 아부지한테 도포 해 드렸다는것도

그 옷 입고 좋다고 자랑하셨다는것도

시누이가 딸만 하나 있다는것도

시누이 딸 이름도

당신이 칠십팔세시라는것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


근데

내 이름 석자

단 한번도 내 이름을 부른적이 없는데

나를 부를땐 야야 아니면 에미야 였는데

지워지는 기억속에 내 이름이 남아 있다니

눈물이 핑 돈다

당신이 이십여년 함께 살며 키운

외손녀 외손자는 모르신다

어찌 그리 깡그리 잊으셨을까?


시누이 말에 의하면

외손녀 키울때 셤니가 애를 잃어버린적이 있었단다

아마도 그때 쯤에서 기억이 멈춰 있는듯 하단다


내가 요양보호사 공부하면서 배운 치매

머릿속이 서서히 지워지다가

나중에는 수저질 하는것까지 지워진댔다

엄니 아직 그정도는 아니다

치매지만 아직은 기억력이 많이 남아있다

남아 있는 기억들 끌어내기 위해

순간 순간

입 꾹 다물고

멍하게 나를 바라보는데

가슴 찡하다


호랑이 같던 셤니는 어디 가시고

혼자서는  거동도 못하는 아기가 되어

너 이뿌다 보고 싶었다 하고 누워 계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