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향 2019. 11. 21. 06:20

어제 라디오에서 들은 사연

서울 아들네 갔을때


북카페에서 만난 할머니 한분

매일 북카페를 오시는데

책을 읽는것은 아니고

조용히 사람들 구경만 하시더란다


그날도 역시나 고운 모습으로 앉아

두리번 두리번 사람들 모습만 바라 보면서

왼종일 앉아 계시길래 말을 걸었더니


할머니 말씀이

영감님 돌아가시고

아들네 집으로 왔는데

음식도 입에 안 맞고

낮에 며느리랑 둘이만 있으니 불편해서

이렇게 북카페로 매일 나오신단다


"음식이 입에 안 맞으면 직접 해 드시지요"


"주방에 들어 가는걸 며느리가 싫어해요"


"따님은 없으세요?"


"딸이 있기는 한데 거기 가도 사위가 있어 불편해요

그래도 영감님 먼저 가서 다행이지

영감이 이런모습이라 생각해봐요 얼마나 불쌍해요

여자들은 그래도 덜 하잔아요"


이런 대화를 주고 받았는데

집에 내려 와서도

그 할머니 생각이 난다면서

전화번호라도 알아왔으며 연락 한번 드릴껀데

미래의 우리들 모습 같아 짠하다는 사연을 들으며


예전에 울 셤니 오셔서 주무시고 난뒤

평소에 나 하던대로

아침에 이불 털었더니 불편해 하시길래

왜그러지시 했는데

내가 셤니 되고 보니

불편할수도 있었겠구나 싶어 반성되네


나이든 사람들이

너 늙어 봤니? 나 젊어 봤다 한다는데

살아온 나이만큼만 세상이 보인다는걸

이 나이 돼서야 알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