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백련암에서
천배를 하겠다는 남편과 둘이서
해인사 백련암엘 갔었습니다
점심 공양시간 지난지 얼마 안돼서
법당에는 절하는 거사님 한분과 보살님 한분이 기도 중이시고
기도중인 좌복이 놓여 있어서
어디로 앉을까 자리를 찾다가
남편은 절하고 계신 거사님 옆에 자리를 잡고
저는 건너편 공간에 자리를 잡고 절을 시작
남편은 천불천배 기도집을 놓고 절을 하고 있는데
어느 거사님 들어오시더니
절하고 있는 남편한테
절을 얼마나 하실겁니까 합니다
남편 천배하려고 합니다 하니
여기서는 다른책 가지고 하면 혼납니다 하면서
백팔참회문 책을 가져와서
이것 가지고 하세요 근데 그책은 어디겁니까?
(천불천배집을 뒤적 뒤적)
남편은 절을 하다가 "아 예" 하고는 앉았고
그 거사님 참회문 책을 펴 주시네요
남편 잠시 앉았다가 참회문으로 다시 시작
절하고 있는 중에
어느 보살님 두분이 들어 오셔서
한분은 절을 하시고
한분은 앉아서 좌선을 하시는지 염불을 하시는지
그 거사님 뒷편에 앉아서 하고 있으니
거사님 : 보살님 앞으로 가서 하세요
보살님 : 괜찮습니다
거사님 : 아 거 내가 안괜찮아요 앞으로 가세요
(기도힘이 없는 사람이 뒤에 앉아 있으면 절하는 사람이 힘들다는 말들을 하던데
혹시 그 거사님도 그래서 비키라 하시는가?)
이쪽 옆에서 기도하시던 보살님이 보다 못해
보살님 이쪽으로 오세요
두분 보살님 말없이
이쪽으로 건너와서 기도를 하시고
제가 절을 하다가
해우소를 다녀 오는데
그 거사님 해우소를 가시는지 법당 밖으로 나오시다가
보살님 신발은 이쪽으로 벗으세요
하시면서 다른 사람의 신발을 발로 툭툭 왼쪽으로 밀쳐냅니다
절을 다하고 앉아서 다라니를 하다가 생각하니
저 거사님 나보고
보살님 여기서는 대다라니 하면 혼납니다 능엄주 하세요 하실거 같아
법당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니며 조금 하고 왔네요
백련암에서는 정말
백련암 참회문 기도책만 가지고 기도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남 기도중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건 좀 심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 저는
기도하러 갔다가 업만 짓고 온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