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明속의등불~★/洗 心 說(법문)

참다이 정초기도를

진여향 2007. 2. 15. 21:27

***참다이 정초기도를...***

이 정초에 한 해의 양식을 능히 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발원을 하고 기도를 하여 한해를 참으로 멋진 해로 가꾸어야 합니다. 부질없는 번뇌와 세파를 좇아 흔들리고 시달리는 해가 아니라, 나의 발원 속에서 참된 힘을 기르고 대우주법계와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위치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우주법계는 무한합니다. 허공이 무한하듯이 무한 합니다. 그야말로 공(空)입니다. 그러나 이 공은 허무(虛無)의 공이 아닙니다. 그 공 속에는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불의 기운도 물의 기운도 가득 충만되어 있습니다.
어디에나 불의 기운이 있기에 두 돌을 마주 치면 불꽃이 탁탁 튀고, 거기에 섶을 대면 불길이 일어납니다. 인연만 맞으면 불이 일어나고 물이 생겨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 우주에는 성취의 요소가 가득 충만되어 있습니다. 대우주법계에 성취의 요소가 가득하기 때문에, 어디에서든지 열심히 성취를 구하면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 성취를 각(覺:깨달음)으로 바꾸어 봅시다. 대우주 공간에 각의 요소가 가득차 있기 때문에 참선을 해도 각을 이루어낼 수가 있고, 염불을 해도 각을 얻어낼 수가 있으며, 경을 읽어도 각을 만들어낼 수 있고, 참회기도를 하거나 절을 부지런히 하여도 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대우주법계에 각(覺)의 체(體)가 가득하기 때문에 우리가 깨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관한 한가지의 우화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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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이 되어 봄바람이 불어 오면 나뭇가지에 잎이 돋고 풀이 푸른 싹을 틔우고 붉은 꽃, 흰꽃, 노란색 꽃 등이 피어납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삭막했던 산천이 너무나 아름답게 바뀌는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봄바람인데도 같은 색의 꽃이 피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궁금하게 여긴 이가 봄을 관장하는 동쪽의 신인 청제(靑帝)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청제께서 봄바람을 일으키자 온 산천에 풀이 돋고 잎이 나고 꽃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같은 봄바람을 맞는데 같은 색의 꽃이 피어나지 않고, 어떤 나무에는 흰 꽃이, 어떤 나무에는 붉은 꽃이 피어납니까?"
그러자 청제가 답했습니다.

"그것은 나도 모른다. 나는 따뜻한 바람만 불어서 그들의 생장을 도울 뿐, '너는 붉은 꽃을 피워라, 너는 흰꽃을 피워라'고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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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봄바람이 연(緣)이 될 뿐, 인(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이야기입니다. 인(因), 곧 나무의 본바탕이 흰 꽃을 피우게 되어 있는 나무이므로 연(緣)인 봄바람을 주어 흰 꽃이라는 과(果)를 보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연(緣)인 봄바람이 꽃을 희게 만들고 붉게 만들고 노랗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대우주법계에 생명력이 가득 충만되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종자(因)들이 봄바람이라는 연을 만나면 인과 연의 화합으로 각각의 꽃을 피우는것입니다.

이처럼 대우주법계에는 성취의 기운이 충만되어 있습니다.
각(覺)의 기운이 충만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과 연이화합하면 반드시 성취하게 되고 깨달음을 이룰 수 있습니다.

오히려 문제는 인(因)입니다. 나의 원력이요 마음가짐인 인의 문제입니다. 인(因)이 굳건하지 못하면 연(緣)인 봄바람이 불어와도, 또 대우주법계에 성취와 깨달음의 기운이 가득차 있어도 '나'의 결실과는 무관한것이 되어 버립니다.

실로 기도를 하여 영험을 얻는 것도 그 영험의 요소가 대우주법계 어디에나 가득하기 때문에, 어디서든지 기적과 이적을 만들어낼 수 있고 얻어낼 수 있고 나타낼 수 있는것입니다. 꼭 영험있는 절이나 명산대찰이 아니라, 집에서 기도를 하여도 능히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디에서든 부지런히 정성껏 기도를 하면 힘을 얻고 빛을 얻고 원 성취가 이루어지게끔 되어 있습니다.부처님의 공덕이 '나'에게 미치고 못 미치고는 '나'의 마음가짐과 노력에 달린 것일뿐, 못 이룰 기도는 원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계의 원리가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든지 구하면 모두가 얻게 되어 있습니다. 내 노력이 모자라고 마음가짐과 실천이 모자라서 이루어지지 않는것일 뿐, 누구는 부처님의 기적공덕을 얻고 누구는 얻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는 깨달을 수 있고 누구는 못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코 자포자기하지 말고 새해를 맞이하여 한 차례의 기도를 하십시요. 3.7(21일)도 좋고 백일기도도 좋고 광명진언 기도도 좋습니다. 하면 한만큼 이루어지고 변합니다. 부디 잘 정진하시어 대우주법계에 가득차 있는 성취와 깨달음의 기운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향후 일평생의 양식을 발현하는 황금돼지의 해가 될 수 있기를 축원드립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경주 함월사 조실 우룡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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