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남자친구가 하나 있는데, 잘 지내다가도 싸울 때는 심하게 싸웁니다.
제가 가장 참기 힘든 것 중에 하나는, 남자친구가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기본 생각을 가지고 저한테 명령투로 말끝마다
'이 가시나가 무슨 말이 이리 많나' 등등의 여자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면
참을 수 없이 화가 올라와서 내려놓기가 너무 힘듭니다.
이런 사람 '안녕히 가십시요' 하면 되겠지만,
그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 답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냥 '안녕히 계십시요'하고
빠이빠이 헤어지는 방법이 있고
그것 빼고 나머진 다 좋은데 그걸 고쳐서 쓰고 싶겠지만, 고쳐서 쓰긴 어렵습니다. 잘 안 고쳐져요..
'결혼하면 고쳐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엄청난 재앙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성격이 '죽을 때까지 간다' 생각하고 선택을 해야지
고치려는 생각을 아예 하지 마세요.
살다보니 어찌 고쳐졌다.. 하면 복이 벼락을 친 겁니다. (청중들 웃음)
또 하나는 우리가 '말에 끄달리지 마라' 이러잖아요..
경상도 남자들은 문화가 그래요.
그러니까 '이 가시나가..' 이러면 '예쁜 아가씨님..' 이렇게 들으세요.
'이 가시나가..' 이걸 한국말이라 생각하지 말고 외국말이라 생각하고
그걸 우리말로 번역하면 '예쁜 아가씨..' '사랑하는 부인..'
요렇게 통역해서 들으세요.
말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예요. 말에 집착하지 말고
이 사람은 내가 지금 들을 때 느끼는 그런 감정이 실린 말이 아니고,
사랑의 표현이 그런 말로 나올 수도 있고,
성질이 나서 그럴 때에도 특별히 뭐 그런게 아니고..
'내가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말이다' 이렇게 받아들이세요.
저 사람은 문화가 그러려니.. 이렇게 여기고 살면 아무 지장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땅이고 자긴 하늘이라고 그러면,
'아이고 당신 위험하겠다. 어지럽지 않아요?' 하고 땅이 좋다고 생각하세요.
왜 좋은 건 지가 하고 나쁜 건 나보고 하래나 이러지 말고..
저는, 누가 '예수님 안 믿으면 지옥 간다' 그러면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럽니다.
왜냐고 물으면, 나는 지옥중생 구제하러 가고 싶은데,
지옥 가기 어렵다는데 보내 준다니 감사합니다..'
'지옥중생도 구제하겠다'는 원을 세운 사람은 지옥 가는 게 두려워요 안 두려워요? 하나도 안 두려워요..
그래서 나한테 '지옥 간다'는 말은 전혀 협박이 안 돼요.
아무 문제가 없어요.
'구원 받으세요' 그러면 고맙다고 그럽니다.
좋은 데 가라는 건데 그게 무슨 큰 문제예요?
부처님도 보살펴 주시고, 목사님 덕분에 하나님까지 보살펴 주시면 좋지..
이런 소소한 거 가지고 신경쓸 필요 없어요.
그 분들의 문화가 그렇고, 그 분들의 신앙이 그런 거니까..
그러니까 질문하신 분도.. 남자친구가
그 거 빼고 나머진 다 좋거들랑 문제삼지 말고 그냥 지내세요.
제가 아는 보살님 중에 이런 분이 있어요.
남편이 '에그 이 못난 것..' 그러면 엄청나게 괴로운 거야.. 같이 살면서..
그런데 수행을 하다보니 남편이
'에이 이 못난 것.. 이 못난 걸 누가 데려가나? 나나 데려가지..' 하는 소리가
'아유 이 이쁜 것.. 이 이쁜 걸 누가 데려가나? 내가 데려가지..' 하는 말로 들리더라는 겁니다.
그러니 아무 문제가 안 돼.. (청중들 박수)
또, 절에 간다고 하면 남편이 '가지 마라' 하다가..
그래도 간다고 하면 '갈래면 다시는 들어오지 마라' 하는데..
전에는 그것 때문에 성질나서 뭐.. 막 그랬는데 요새는
'다시는 들어오지 마라' 그러면, '예 알겠습니다, 얼른 다녀 오겠습니다'
그런답니다.
'다신 오지 마라' 이 소리가 '빨리 와라' 이 소리로 들린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편이 성질 내다가도 '에그 저게..' 하곤 누그러지더랍니다.
그래 하면 집안에 무슨 말 가지고 더 이상 문제가 안 되는 거예요..
말하는 입버릇을 못 고치면, 듣는 귀버릇을 고치면 됩니다. (박수와 웃음)
이렇게 하면 누가 좋다? 내가 좋은 거예요.
'남편 좋으라고 그러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가가 지혜입니다.
도저히 못 살겠거든 얼른 웃으면서 '안녕히 계십시요' 하면 되고
어차피 살아야 하겠거든 듣는 귀를 고치는 게 좋다.. 이 말입니다.
말하는 입버릇 보단 듣는 귀버릇 고치기가 쉽습니다.
'★~無明속의등불~★ > 洗 心 說(법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전 어느분의 병문안을 갔을 때 (0) | 2010.08.08 |
---|---|
기도중 망념은, 시장길을 통과해 절에 가는 것과 같아 <법륜스님> (0) | 2010.07.27 |
과연 `기도`가 무엇인지, 그 정의에 대해서.. <법륜스님> (0) | 2010.07.15 |
고상한 척, 착한 척, 바른 척 할 게 못 돼 <법륜스님> (0) | 2010.07.15 |
[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삶] 자녀를 위한 기도 (0) | 2010.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