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明속의등불~★/洗 心 說(법문)

이 삼독의 마음을 잠재우지 않고서는 -해월스님

진여향 2010. 12. 27. 06:58

도가의 신선으로 알려진 종리가

제자인 여동빈에게 만지기만 하면

쇠가 금으로 변하게 하는

연단 비법을 가르쳐 주기로 한 날

여동빈은 종리에게 묻습니다

 

스승님이시여

이렇게 쇠가 금이 되면 영원한것입니까

 

아니다

오백년 후에는 다시 쇠로 돌아갈 것이다

 

여동빈은 말하였다

그럼 저는 배우지 않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이로울지라도

오백년 후의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일이라면.

 

그러자 종리는 여동빈에게

신선이 되려고 하는 자는 

삼천가지 공덕을 쌓아야 하는데

너의 그 말 한마디가

너로 하여금 삼천가지 공덕을

한꺼번에 이루게 하였구나 하고

제자의 심덕을 칭찬하였다고 합니다

 

연단한 금이 오백세를 이어 갈지라도

후세에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일이라면

배우지 않겠습니다 하는 대답 한마디에

삼천 공덕을 이룬 여동빈의 도량에

어찌 요즘 사람들이 물욕에 어두워

오백년은 차치하고 단 오년도 생각지 않고

간탐귀가 되는 것에 비할 것입니까

 

여동빈은 훗날 황룡 회기 선사 회상에서

스님이 설법하시고 문답하는 가운데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단의 실상이

환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활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황용임을 깨닫고

비로소 큰 깨달음에 얻어 중생을 교화하는데

이런 일도 있었다 합니다

 

어느 날 금나라에 가서 어느 관리 앞에

동전 하나에 계란 열개를 쌓아 올리니

관리가 깜짝 놀라며 '위험'하고 소리칩니다

 

그러자 여동빈은

그대 보기에는 이 계란 열개가

떨어져 깨질까 위험해 보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대가 애지중지 하는

그대의 관직이 더 위채로워 보입니다 하고

상대의 처지를 일깨워서

마침내 제자가 되게 하였다 하니

불가의 소나무 꼭대기에 살던 도림선사와

백낙천의 만남을 연상케 합니다

 

자기 자리는 좌불안석인 자리임에도

그것은 모르고 온갖 세상사에

감놔라 배놔라 하며 막말을 일삼고

자기 뜻과 다르다 싶으면

원수와 다름없이 보고

패악을 부리는 이들에게 있어서

스스로를 돌아 볼수 있게 하는

비유와 방편의 가르침이라 하겠습니다

 

우리 살고 있는 대지가 굳건한 것 같지만

한번 움직여 꿈틀 거리면 용암이 분출하고

불화산이 폭발하는 무서운 대지인데도

그보다 더 무서운 용암이요 불길은

우리들 마음에 치솟는 탐욕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의 불길이니

이 삼독의 마음을 잠재우지 않고서는

그 어느곳에도 안온한 땅을 찾아 보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유화인욕의 옷을 입고

대자대비의 방에 자리하고 앉아야

비로소 온갖 고뇌와 불안이 해소될 것이니

그때가 오백년 후의 오늘이 아니고

지금 즉시 이 자리 이순간에

삼천가지 공덕을 닦고 깨달음에 노니는

무상의 반야바라밀법이 있으니

그것은 모두가 부처님의 대소승 경전 자체입니다

 

옛말에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하였습니다

년말 년시 혹한의 추위 속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들어서 덕이 되는 말로

같이 추위를 이겨갑시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