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明속의등불~★/洗 心 說(법문)

남편생활 시비하지 말고, 나의 적절한 생활을 해야<법륜스님>

진여향 2015. 4. 13. 07:52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요.. 좀 잘난 척 하거나, 자기 것 잘 챙기는 사람들 보면 화가 많이 나고
또 그런 모습 보면서 '나는 저렇게 못한다'는 무기력한 생각도 듭니다.
남편한테도.. 남편이 바깥생활을 성실하게는 하지만 자기 생활로 굉장히 바쁘고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 골프도 치고 이러면서 자기생활을 굉장히 바쁘게 하다보니까
저는 좀 섭섭하고 외로운 마음도 있고, 피해의식 같은.. 그런 마음도 듭니다.
제가 자란 걸 생각해보면 엄마가 6살 때 돌아가셨거든요. (울먹울먹)
그래서 새엄마가 들어오셨는데, 잘 해주셨어요.
잘 해주셨는데.. 아무래도 남동생하고 비교가 많이 됐던 거 같아요.
그래서 거기서 피해보는 마음, 원망하는 마음.. 이런 게 많이 쌓였던 거 같습니다.
생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아무래도 동생이 많이 어리고 걱정이 되니까 그러셨을 거고..
또 남편도 그렇게 자기생활 잘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데..
그런 걸 이해는 하면서도 마음은 불편합니다.
스님, 마음이 좀 편안해지고 싶습니다.

▒ 답
그런 걸 이해를 못하면 이해를 하는 공부가 필요한데
질문하신 분처럼, 알긴 아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부딛치면 잘 안 된다..
우리가 이렇게 법문을 듣는 것은 이치를 깨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치를 깨쳐도 안 되는 것은 습관화 돼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정신을 차리면 되는데, 경계에 부딛치면 자기도 모르게 늘 반복이 된다.. 이 말입니다.
이것은 무의식이 작용하는 것이라서, 이해한다고만 되는 게 아닙니다.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첫째,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다 이기적이다.
남편이 돌아가면 울죠? 남편을 위해서 웁니까? 아녜요,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걱정으로 우는 거예요.
아이들 생각해서 운다는 것도, 아이들을 위해서 운다기보다
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까.. 걱정이 돼서 우는 거예요.
내 아이라도 장애아를 낳으면 큰 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를 좋아해서 결혼했는데, 알고보니 재물이 없다든지, 큰 병이 있다든지 하면
사랑은 온데간데 없고 속았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이렇게 사랑 속에도 이기심, 자식과의 관계에도 이기심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게 인간입니다.
이것이 노골적으로 밖으로 드러나 있는 게 있고
사랑이니 뭐니 해서 포장을 해놓은 차이만 있지, 다 이기적이다..
나도 이기적이고, 너도 이기적이다..
이게 중생입니다.

이렇게 이기적인 걸 이기적이라고 바로 알면
다른 사람이 이기적인 것에 대해서 나쁘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그런데 내가 이기적이면서, 이기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이 무지 때문에
다른 사람이 이기적인 걸 자꾸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자, 남편을 한 번 봅시다.
열심히 직장생활 하고, 자기 취미생활 열심히 하고..
객관적으로 보면, 그 동호회에서 보면 굉장히 좋은 사람이예요.
굉장히 착한 사람이고 성실한 사람이고..
그런데 내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말이지
'지밖에 모른다, 자기 취미밖에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나만 생각하지 말고, 남편 하고 싶은 대로 하게 좀 놔 둬요..
주말에 좀 같이 지내고 싶은데 남편이 사진찍으러 가면 나도 카메라 메도 따라가면 돼요.
나도 골프치는 데 따라 가든지.. 아니면 자기 골프칠 때 난 등산을 하든지..
애기가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 남편은 애 안 보는 대신에 직장 다니잖아?
애 둘쳐업고 등산 가든지.. 좀 키워놓고 가든지..
남편은 낮에 이렇게 법문 들을 수 없지만, 자긴 들을 수 있잖아..
다 자기 놓인 처지에서 장단점이 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남편 생활을 시비하지 말고, 자기의 적절한 생활을 찾도록 하세요.
거기만 쳐다보고 목 매달고 있지 말고..
이게 이제 첫 번째 문제고
두 번째 문제는..

이런 건 다 임시방편적인 것이고
근본적으로는 내 마음 속에 있는 피해의식, 열등의식.. 이걸 치유해야 하는데
이건 이제 수행을 좀 해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피해의식은 있지만, 실제로 피해를 입었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어머니 밑에서 자랐다고 해서.. 피해본 게 있어요?
피해입었다는 생각이 있지, 실제로 피해를 입은 건 없어요.
아니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까, 누군가는 애를 돌봐야 할 거 아닙니까?
그래서 새어머니가 와서 도와준 거 밖에 없지, 무슨 피해를 줬어요?
또 새어머니 입장에선 애 있는 집에 가서 고생만 싫컷 한 거예요.
또 아빠 입장에선 아직 젊으니까.. 또 애를 키울 사람도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재혼한 거 뿐이예요.
누구도 누구를 피해주려고 참여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들 나름대로 그렇게 살아가는 건데, 내 욕심이..
새어머니다, 친어머니였으면 더 잘 해줬을텐데.. 다른 애들은 저렇게 잘 해주던데..

 

이렇게 생각하면 끝이 없습니다.
친어머니라 하더라도.. 부잣집 애들은 뭐도 해주고 유학도 보내주고 하는데
친어머니라 해도 여건이 안 되면 못 해주잖아요?
비교하면 불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내가 비교해서 내가 피해를 만든 거지, 누가 나를 피해 준 건 아닙니다.
이렇게, 피해준 사람은 없지만, 피해의식은 생길 수 있습니다.

우선 이렇게 이치를 알아야 되고,
그리고 환영이 일어날 때마다 환영에 빠지지 말고..
즉 악몽을 꾸면 도망가지 말고 '어 꿈이다! 눈 뜨자!' 이렇게 가야 합니다.
눈이 잘 안 떠지죠? 그래도 애쓰다보면 어떻게 눈이 떠지고 꿈에서 깨면.. 아무 일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다만 내 까르마, 업식으로부터 일어난 것이로구나..
난 피해가 없다..' 이렇게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또 사람이 의심하기 시작하면 작은 일도 시비꺼리가 되지만
탁 놓아버리면 더한 일도 아무 문제 없는 거예요.
맨날 그렇게 신경쓰면서 어떻게 살아요?

지금 보세요..
어렸을 때 어머니 돌아가신 거, 과거문제 붙들고 눈물 질질 흘리고
또 남편이 지 나름대로 잘 살아가는데, 그거 쳐다보고 눈물 질질 흘리고..
애들 키우는 엄마는 이런저런 일이 있더라도 밝은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