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첫눈 오던 날
남편과 둘이서 수다사를 찾았다
일주문을 지날때
날씨가 좋았다면 내려서 한컷 찍었겠지만
찬바람 불고 눈내리니 지나쳤는데
날씨가 좋았다 해도 그대로 찻길을 쌩하니 달렸을지도 모르겠다
주차장에서 첫만남
하얀눈을 맞고 있는 포대화상
농익은 가을 날씨였다면
노오란 은행잎을 바라보며 탄성을 불러왔을
수다사의 명물 은행나무는
추운겨울 앙상한 가지에 눈을 품는다
절앞을 가로 지르는 계곡에도
흐르는 물대신 하얀눈이 내려앉고 있다
흰 연꽃대신 피어난 눈꽃송이
나뭇가지는 견딜만큼만 소유하고
나머지는 땅으로 내려 놓으며
한없이 움켜쥐려고만 하는 사람들에게
욕심을 내려 놓으라 일러 주겠지
온천지를 정화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눈의 양
때늦은 은행잎 카펫 위는 포근해서
하얀눈마져도 비켜갔나?
수다사 입구 쌍정자
오른쪽
왼쪽
화창한 가을 날씨에 찾아 갔다면
노오란 은행잎의 향연을 맘껏 즐기면서
수다사 위쪽으로 난 등산로도 걸었을 건데
눈발 휘날리는 겨울이라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 왔다
'♥~청향의 수다방~♥ > 山野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개 자비사 문화재 (0) | 2017.03.02 |
---|---|
해광사 용왕단 (0) | 2017.02.27 |
의령 일붕사 (0) | 2016.12.19 |
금오산 둘레길 (0) | 2016.11.20 |
상주 곶감공원 (0) | 2016.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