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께,
전 세계 불교수행자는 여름과 겨울 두 차례 90일간 한 곳에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안거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출가자든 재가자든 부처님의 제자는 모두 수행자입니다. 비록 사찰에서 하는 수행과 다르지만 우리 재가자들도 하안거와 동안거 기간에 90일 동안 일상생활 속에서 안거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90일의 안거는 나를 변화시키는 시간입니다. 쉽지 않지만 그만큼 보람도 클 것입니다.
재가안거를 입제하려면, 먼저 마음가짐을 달리해야 합니다. 먼저 부처님께 약속을 하세요. 바라는 것 없이 나를 던져보세요. 내 인생에서 이 90일을 없는 셈 치고 그냥 해보는 겁니다. 어쩌다보면 수행을 빠뜨리는 날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때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꼭 반성하고 다음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세요. 마음을 각별하게 하여 꼭 해야겠다고 마음을 내어 보세요. 90일 동안 안거수행을 하면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서원을 세우세요.
둘째, 수행시간을 정합니다. 하루 중 방해 받지 않는 시간,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보세요. 그런 다음 일일수행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여 수행시간과 내용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경전독송을 하고 싶다면 그 경전을 전부 읽을 때 걸리는 시간과 매일 수행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하여 두 번 또는 세 번 나누어 독송합니다. 한번 시간을 정하면 꼭 지키도록 하세요.
셋째, 수행서원문 중 “내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합니다.” 부분을 읽을 때,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친구, 직장동료, 지인을 위해 그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을 생각하며 축원을 합니다.
넷째, 일일 수행을 체크합니다. 매일매일 기본수행과 자신이 선택한 수행을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반성하여 잘한 것은 O, 잘못한 것은 ×를 합니다. 미흡하다고 생각될 때는 △ 표시합니다.
다섯째, 수행일기를 씁니다.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소감, 수행하면서 느낀 느낌이나 떠오른 생각을 자유롭게 쓰세요. 평상시 생활하는 가운데 자신의 모습 생각을 성찰하여 기록하세요. 감동적인 경전 구절을 옮겨 적어도 됩니다. 모두 다 쓰지 않아도 됩니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나 그 때 느낀 감동을 쓰셔도 좋습니다. 기록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혹시 수행일기를 쓰는 것을 잊어버렸다면 다음날 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편안하고 기쁜 마음으로 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재가안거수행을 통해 진실하게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또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염려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과 만날 때조차 더 멋지게 자신을 포장하고 자신을 속이는 습성이 있습니다.
나 자신을 속이지 않아야 합니다. 누군가를 의식하지 말고, 자기 자신도 속이지 말고, 진실하게 자신을 만나보세요.
해제하는 날, 수행일기를 점검하여 성실히 수행하신 분에게 안거증을 드립니다. 수행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의문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중간점검의 날도 있습니다.
90일 동안 부지런히 수행하여 깨어있는 삶, 수행하는 기쁨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1. 수행시간과 내용은 스스로 정합니다.
2. 삼귀의, 백화도량발원문, 수행서원문을 매일 봉독합니다.
3. 각자 행할 수 있는 수행을 선택하여 실천합니다.
4. 날마다 7보선행을 실천합니다.
5. 매일 수행노트에 자신의 수행을 기록하고 성찰합니다.
6. 수행 점검을 위한 수행 경험·마음 나누기에 참여합니다.
<화엄탑사 재가안거 수행일기> 중에서
夏安居, 山寺와 속세에서 동시에
재가안거 수행결사 실험중
5월 17일(음력 4월 15일)부터 3개월 동안 하안거가 시작된 가운데 산사의 선승 뿐 아니라 속세의 일반신자들도 ‘재가안거’에 들어갔다.
전국 14개 사찰이 공동프로그램과 매뉴얼을 마련, 일반 불교신자들이 집에서도 하안거를 실행할 수 있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 ‘템플스테이’나 단기참선프로그램 등을 통해 수행의 즐거움을 맛본 신자들이 늘면서, 선승(禪僧)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하안거(夏安居)’에 참여하려는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불교 NGO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회장 만초 스님)가 주도하는 ‘재가안거 수행결사’는 전국의 불자 1200여명이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수행을 실천하고 있다. 울산 해남사, 해남 미황사, 부산 흥법사와 미타선원, 대전 만불선원 등의 신자들이다.
재가안거는 신자들이 각자 정한 시간에 삼귀의(三歸依)로 시작, 108배나 참선, 염불, 사경(寫經·경전을 베껴 쓰는 것) 등의 ‘선택수행’을 한 뒤 수행서원문 염송으로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미소로 인사하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며,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등의 ‘7보(步) 선행(善行)’도 기본수행에 포함된다. 각자 수행목록표에 매일 ○, △, ×로 실천상황을 기록하고, 보름에 한 번씩 사찰별 법회에 참석해 주지 스님의 점검도 받는다.
한편 조계종의 법전 종정은 하안거를 맞아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법전 대종사는 법어에서 “(중국의 선승)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 ‘죽은 고양이 두개골(死猫兒頭)’이라고 했다”면서 “더럽고 쓸모없는 흉물을 어째서 가장 비싸다고 하는 것인지, 구순(九旬) 하안거 동안 죽음을 각오하고 궁구하면서 이 의심을 해결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화두를 참구할 것”을 당부했다.
태고종 혜초(慧草) 종정은 ‘칠흑의 암흑 속에 밝음의 씨앗이 자라고’라는 법어를 내리며 “칠흑의 암흑 속에 밝음의 씨앗이 자라고 태양의 광명 속에 흑점의 어둠이 동한다. …진실과 망령이 본래 끊어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며, 참과 번뇌가 아무것도 없는데 어찌 상이 있으리요. 상도 없고 공도 없으며 공하지 아니함도 없으니 이것이 곧 여래의 참나인 물건일세.”라고 설파했다.
'★~無明속의등불~★ > 신행길라잡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어 반야심경 (0) | 2019.02.03 |
---|---|
가사체 한글금강경 (0) | 2017.02.03 |
불교 기초교리 요약본 (0) | 2017.01.09 |
기도는 즐거워야 (0) | 2016.03.06 |
제삿날과 사십구제 (0) | 2016.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