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남국선원가면서
단풍에 반해 마지막날 한라산 등산을 결정
성판악휴게소에서 일곱시 반에 산행시작
좀 추운 날씨지만 등산하기는 딱이고
저녁까지 시간은 넉넉할거 같아 여유롭게 올랐다
부담없이 걷기 좋은 산행길
우리 앞에 올라가는 사람들 한줄로 쫘~악 서서 올라간다
말하는걸 들어보니 일본사람들
뒤따라 가려니 답답할 정도로 속도가 늦다
옆으로 추월해서 가면서 보니 우리보다 한참은 나이든 사람들
아마 우리도 십년 후 쯤이면 어디를 가도 저 속도 이상은 못 걷겠지....
516도로 단풍들의 호객행위에 우리가 속았당
한라산은 단풍이 이미 다 지고 없지만
진달래밭까지는 날씨도 도와주고 재미있게 하하호호 올랐는데
그담부터는 완전 돌길
발밑을 잘보고 걸어야지
안그랬다가는 헬기 부르는일 생기겠다
진달래밭 휴게소에서 컵라면
라면 하나에 만족하는 우리들
여기에 행복이 담겨 있다
정상 가까이 올라가니 안개는 잔뜩 끼여있고
제주도 바람이 이런거라며 맛좀보라는건지
사정없이 연속적으로 뺨을 후려친다
머리가 띵~~~
아무 생각없이 발 밑만 보고 걷는데 안개가 싸~악 걷혀주네
빨리 가자 백록담 볼수 있겠다~~~
정신없이 걷다니 또 앞을 가린다
백록담이 항상 이렇게 안개에 가려 있으니
사람들이 더 보고 싶어 하는거겠지
안개속에서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틈에
우리도 끼여 찰칵!
좀 기다려 보자 혹시 안개 걷혀 볼수 있을려나
바람 불고 안개낀 정상에서 주먹밥 먹는데
쌀알 같은 얼음눈이 날린다
손이 시려 신발끈 다시 맬수도 없을 정도
추워서 더 기다릴수가 없겠다
백록담아 잘있거라 우리는 너 보는거 포기하고 간다
삼생에 복을지어야 맑게 볼수 있다는 백록담
못보고 가는게 아니라 우리가 안보고 간당
여덟시간 십분간의 산행을 마치고
다음 산행은 백두산이 되기를 기원하며
모두 모두 건강 잘 챙기자 다짐
진공심
태경이
보덕화
진여행
여여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