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팔공산에서 수다방 개업

진여향 2010. 6. 27. 21:59

구미계추 팔공산 식당에서

남편들은 변함없는 동양화 사랑

엄마들은 세상살이 수다방 개업

 

1.

삼년 전 갑상선 수술한 엄마

요즘 우울증이 오는가 만사 귀찮고 잠도 안오고 집 밖에 나가기가 싫단다

 

"왜그런다니 항상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몰라 주변에 자꾸 아픈 사람도 생기고 혼자 되는 사람도 있고"

"왜 또 누가 아픈데?"

"바로 위에 오빠가 서울 입원 해 있어"

"왜"

"혀암이래 설암 그래서 이틀에 한번은 오빠네 들려 짐승들 돌봐 줘야 하고 여러가지로 힘들어"

"어쩐다니 처음에 어떻게 알았어?"

"형제들 모였을때 얘기를 하더라고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그래서 병원 가보라 했더니

구미 순천향병원에서 이것 저것 검사한 결과 혀암이라고 해서

서울가서 다시 검사 했는데 똑 같은 결과라

지금 방사선 치료중이고 암덩어리 적어지면 수술할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걱정이 태산이란다

 

"혀암은 증상이 어떤데?"
"일년 전부터 뭘 먹을때 콕콕 찌르는거 같은데 혼자만 이상타 생각하다가 모였을때 얘기 하길래

갑상선인가 싶어 병원 가보라 했는데 갑상선이 아니라 설암이래"

"너는 몸 괜찮아? 약은 잘 먹고?"

"괜찮아 우울증만 오지 않으면"

"우리 몸 잘 챙기자 아프면 돈이 무슨소용이고 자식들과 남편은 또 우짜노"

"맞다 남편 승진도 아들 취업도 다 허사야"

 

2.

"너 아들은 잘 다니고 있나?"

"옮겼어"

"어데로?"

"대구 연봉 삼천이래"

"신입을 삼천이나 주는데는 또 어데고"

"출장이 잦아 그게 좀 힘들거 같아"

"배부른 소리 마라 취업된거 만으로도 감사해야지 거기다가 연봉이 삼천이라매"

"늦둥이 둘째 아들은 고3이지?"

"말도 마라 고3 이 대학생 사귀고 있더라 기가 찬다"

"오잉? 누구 닮았노? "

"닮긴 누굴 닮아 지아빠 닮았지"

"말은 바로 하자 지아빠 닮았으면 안그럴거다 니닮았겠지"

"그렇게 공부 안하던 눔이 대학은 가야 한다고 요즘 공부 하고 있다"

"공부 안 한다고 공고 간 눔이 공부 하는거 보면 그 딸아가 저거학교로 오라했나 보다 잘됐네"

 

3.

"울집에 사람 다녀 갔다"

"무슨 사람이? 왜?"

"8층인데도 도선생이 들어와 물건하나 안흐트리고 현금과 금붙이만 가져갔어 첨에는 무서워 밤마다 불을 훤하게 켜놓고 잤어"

"신고는 했어?"

"했지~해도 못잡았어 돈 보다도 결혼 기념일 때마다 작으나마 하나씩 받은 선물들 뭉땅 잃어버려 너무 아깝고 가슴아파"

 

4.

"너 아들은 뭐 하노"

'우리아들? 거실에 취직했다"

"??? 하는일은?"

" TV 채널 돌리기"

"너 또 무슨 꿍꿍이 있지 뭔 비밀이 그리 많냐?"

"비밀은 무슨~ 백수라구 백수"

"딸도 그냥 그러구 있어 하더니 공무원 시험됐다 그러구 이제사 시골집 샀다 그러구"

"묻는사람 없으니 말 안했을 뿐이였지 비밀이 였으면 지금도 말 안하지"

"딸 시집 안 보내냐?"

"사람이 없어 좋은사람 있음 소개해 줘봐"

'넌 있어도 없다할 사람이라는거 너도 알지?"

"내가? 아니지~있으면 입이 근질그려 말한다 말해"

 

5.

코끼리가 돼지를 보고 뭐라 했게~~

.....

이외수님의 하악이란 책에서 봤는데

누가 돼지 코를 밑둥까지 싹뚝 잘라 가 버렸네

눈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이라더니 거짓말이 아니였네

이랬다는구만

 

푸하하하하

한바탕 크게 웃어 제끼고

야한 농담들 주고 받으며 시간가는줄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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