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며칠 전에 카드신청을 하면서 직원에게 얘기를 할 때 매우 고압적인 자세로 말하는 저 자신을 보았습니다. 내가 왜 이런 식으로 상대방한테 대하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 사람들한테 무시당하기 싫고 나는 이만큼 잘난 사람이다 라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뿐 아니라 다른 때에도 내가 잘났다는 걸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아주 많이 깔려 있는듯 합니다.그런 마음을 내려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답
왜 내려 놓으려고 그래요? 잘난 걸 잘났다는데..
자기 잘 안 났나?
(예, 잘났어요.. 예쁘고.. ㅎㅎ)
잘난 걸 잘났다는데 뭐 어때?
(그런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보니까 남편하고 자식들이 힘들어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잘났다고 했더니 어떤 손실이 나한테 오더냐 이 말이예요?
(남편하고 자식이 힘들어 하니까, 저도 힘들어요..)
내가 잘난 걸 잘났다는데 왜 내가 힘들까?
이익이 될라고 내가 그럴텐데, 결과적으로 손해다 이 말이예요?
(예..)
확실한 거예요?
(그런데요, 스님..
그런 마음이 이론적으론 나는데 가슴으론 못 깨쳐요.
그걸.. 확실히 가슴으로도 깨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아.. 가슴으로 깨치든 머리로 깨치든..
내가 잘났다고 살 때, 그게 나한테 이익이냐 손해냐 그게 문제예요.
(저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는 면에선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그게 지나쳐서.. 자꾸 사람들한테 제 생각을 강요하다 보니까
아이들이 상처받는 모습을 보면서..
아 잘못 됐구나, 내가 많이 고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런 생각을 한다면 고쳐질 거예요.
왜냐하면 사람이.. 손해날 짓은 잘 안 할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저같이 머리론 이해되는데 행하지 못해서,
그거 때문에 갈등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어떤 얘길 해도 잘 안 들릴 거예요. 머리론 다 알거든..
무슨 얘길 하면, 아 그건 알아요, 그거 말고 딴 거 주세요..
다른 얘기 해주면, 아 그건 나도 알아요, 그거 말고 딴 거 주세요..
이렇게 되기 때문에
얘기해봐야 소용이 없어.. 되게 아프면 저절로 해결이 되지..
(더 늦기 전에 해결할 방법은 없구요?)
더 늦기 전에? ㅎㅎ (대중들 웃음)
(예, 조금이라도요..)
오늘 법회 끝나고 이번 주 안으로 3,000배 절을 한 번 하고,
다음 주에 질문을 다시 하세요.
(절을 할 때요, 스님..
그럼 아무 생각 없이 절만 하나요?
아니면 뭔가를 생각하면서 하나요?)
아무 생각 없이가 안 되지..
젖 먹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온갖 생각이 다 떠오를 거예요.
생각할 수 있는 생각은 다 날 거요..
나라고 그래도 나고, 나지 말라고 그래도 나고,
나면 죽여버린다고 그래도 나고..
통제가 안돼요.. 그러니까 그런 얘긴 할 필요도 없고..
그냥 절 하시고.. 절 하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를 다음 주에 말해주세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절 할까요 라고 묻지 말고
절 했더니 이런 생각이 납디다 그런 얘길 해주세요.
(잠시 침묵)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벽에 금이 가는 수준이 되니까 묻겠지..
잘난 생각이 철벽 같으면 묻지도 않겠지.
그런데 벽에 약간 금이 간 거 같애..
이제 금이 가고.. 무너뜨릴 가능성이 열렸으니까
희망이 있으니까.. 한 번 해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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