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고향마을 친구들 모임
일년에 한번 신정에 부부동반으로 모인다
잘난 사람도 없고 못난 사람도 없는 모두들 그저 그렇게 산다
한 집은 벌을 치니까
남편은 꽃따라 전국을 떠 돌고
아내는 신혼때부터 부산에 둥지를 틀어
아들하나 딸둘 데리고 열심히 산다
주변에서는 혼자사는 사람인줄 알고
가끔 남편이 집에오면 눈이 휘둥그래 지는 이웃도 있었단다
그럴때면 일년에 대여섯번 오는 단골손님이라고 한단다
혼자 지내는게 습관이 되어서
어쩌다 남편이 옆에 와 있으면 불편 하단다
그 소리 듣고 있던 다른집 아빠
아이고 나는 마눌을 바꿀 수 있으면 바꾸고 싶네
(오메 이건 또 무슨소리???)
결혼해서 지금까지 잘못했던거 까묵지도 않고 잘도 기억하는기라
지 신경질 나마 케케 묵은 소리 하는데 환장한당께
새사람 하고 살면
잊고 싶은 옛날 일 모를테니 다시 들추지는 않을거 아닌가베
나이 들어 기는 살아가지고 목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 당할 재간이 없어
그거뿐 아인기라
담배 피우는거 가지고 하도 뭐라고 해서 화장실에 가서 피웠더니
딸과 아들이 수건에 담배 냄새 배인다고 또 난리를 쳐서
배란다 한쪽 구석에가서 뻐꿈뻐꿈 피우다 생각하면 열이 확 난다니깐
(옴맘마 아직도 구름과자 먹는사람 있어요?)
난 하루에 두갑피워요
그러고도 몸에 이상 신호 없으니 됐지
술 담배 여자 끊으면 저승 문 앞이라는데 끊긴 왜 끊어~~~
한 집은
남편은 주차요원으로 아내는 노전 과일장사를 하다보니
얼굴이 얼어서 항상 발갛다
경제적인 세상 잣대로야 못산다 할수 있지만
부부가 서로 아끼고 남 험담 할 줄 모르고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 하는걸 한번도 못봤으니
내가 보기는 가장 잘 사는 부부인거 같다
계원은 아니지만 동네 동갑내기 친구 한사람
클때 하도 가난해서 학교도 못가고 가난에 한이 맺혀
부부가 얼마나 알뜰히 살았는지
고향 동네에 두집을 사서 하나로 엎쳐서
넓직하니 집을 짓다가 쓰러져 몇달째 병원에 있다네
(돈 있으면 뭐해 건강 잃으면 그만인걸)
엄마들 모두 무릎 아프다 허리 아프다 손관절이 붓는다 등등
안 아프다는 사람이 없다
고향계추 하는게 아니라
정형외과 환자 대기실에서 수다떠는 기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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