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엄마

진여향 2018. 8. 13. 06:49

오늘아침 카페에

엄마의 첫사랑이란 제목을 달고 올라온 글


글 속의 엄마는 딸들과의 여행중에

곱게 사랑했지만 보내야만 했던 첫사랑의 아픈 기억을

무심히 툭 던지며 풀어 놓으시더란 고운 사연에


울 엄마는 어땠을까?

살아계셨음 90세

기억 저편으로 건너가 계신 엄마를 소환했다


일제 강점기 육이오

격동의 세월을 몸으로 살아내신

엄마에게 들은 얘기로는


위안부 처녀공출을 피하기 위해

열일곱살에 결혼을 했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시집살이 동서살이

그때부터 고단한 삶은 시작됐으리라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아버지도 편찮으시고 오빠도 아프고 해서

강 건너 절에 불공을 드리러 다니실때

배가 강 가운데쯤 지날때

여기서 뛰어 내리면 그만 편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집에 있는 오빠가 눈에 밟혀 그러질 못했다며

그 와중에 내가 태어 나고 또 동생을 낳고

세월 흐르다보니 아버지도 오빠도 괜찮아 졌지만

삶의 짐이 무거워 허덕이던 그때

천주교를 접하게 되었고

성당 다니며 삶이 많이 달라지진 않아도

마음이 편해졌다며

먼산을 바라보며 무심히 얘기하던

엄마 얼굴이 떠 오른다


젊은날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낸 울엄마

힘들때 마음의 위로를 받았던 종교를 의지하며

저 세상으로 이사 가실때까지

아침 저녁으로 기도하시던 모습이

어렴풋이 떠 오르면서

엄마의 그 기도 덕분에

우리 형제들 무탈하게 살아왔음을

새삼 느낀다


나는 울 아들딸에게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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