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카페에
엄마의 첫사랑이란 제목을 달고 올라온 글
글 속의 엄마는 딸들과의 여행중에
곱게 사랑했지만 보내야만 했던 첫사랑의 아픈 기억을
무심히 툭 던지며 풀어 놓으시더란 고운 사연에
울 엄마는 어땠을까?
살아계셨음 90세
기억 저편으로 건너가 계신 엄마를 소환했다
일제 강점기 육이오
격동의 세월을 몸으로 살아내신 삶
엄마에게 들은 얘기로는
위안부 처녀공출을 피하기 위해
열일곱살에 결혼을 했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시집살이 동서살이
그때부터 고단한 삶은 시작됐으리라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아버지도 편찮으시고 오빠도 아프고 해서
강 건너 절에 불공을 드리러 다니실때
배가 강 가운데쯤 지날때
여기서 뛰어 내리면 그만 편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집에 있는 오빠가 눈에 밟혀 그러질 못했다며
그 와중에 내가 태어 나고 또 동생을 낳고
세월 흐르다보니 아버지도 오빠도 괜찮아 졌지만
삶의 짐이 무거워 허덕이던 그때
천주교를 접하게 되었고
성당 다니며 삶이 많이 달라지진 않아도
마음이 편해졌다며
먼산을 바라보며 무심히 얘기하던
엄마 얼굴이 떠 오른다
젊은날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낸 울엄마
힘들때 마음의 위로를 받았던 종교를 의지하며
저 세상으로 이사 가실때까지
아침 저녁으로 기도하시던 모습이
어렴풋이 떠 오르면서
엄마의 그 기도 덕분에
우리 형제들 무탈하게 살아왔음을
새삼 느낀다
나는 울 아들딸에게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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