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明속의등불~★/洗 心 說(법문)

비방 받을 때는 - 해월스님

진여향 2009. 6. 29. 07:12

부처님께서 재세시에

코삼비라는 지역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장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방하고 헐뜯는 어떤 사람이 있어서

그 영향력으로

부처님과 제자들은 탁발을 나가도

부처님을 비방하는 욕만 듣고

빈 빌우로 돌아오는 때가 많았답니다

 

부처님 시자인 아난다는

승가의 어려운 모습을 걱정하여 부처님께 여쭙기를

"세존이시여 여기는 더 이상 머물곳이 못되는것 같습니다

 다른 곳으로 옮겨가셔서 안거를 하시지요"

하고 건의를 드리니 부처님은

 

만약 옮겨간 곳에서도 이렇다면 그때는 어찌할 것인가 하십니다

 

아난은 그럼 그곳에서도 옮겨 가야지요 하자

 

부처님은 아난다야 그리하자면 끝이 없다

비방을 받을 때는 묵묵히 견디며 기다리고

비방이 그친 뒤에야 옮겨도 옮기는 것이 좋다

 

세상에는

이로움과 해로움 중상 모략과 영광

칭찬과 비방 괴로움과 즐거움이 함께 하는데

부처는 이 여덟가지 일에 흔들리지 않으니

(팔풍취부동)

이런 일들은 얼마 뒤에는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하고 답하십니다

 

과연 얼마 뒤에 그 고장 사람들은

허황한 비방에 자신들이 잘못한 것을 알아

승가 대중에게 하는 공양을 잘 챙겼다고 합니다

 

비방과 비난은 어쩌면 우리 사는 동안

피해 갈수 없는 세간의 눈과 입이지만

비방에 대해서는 스스로 정당하다면

거기에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고

비난에 대해서는 잘못이 있는가를 살펴

고쳐나갈줄 아는 자세라면

오히려 비난도 단 물 마시듯 감수해야 할 일입니다

 

소동파라는 분이 지은 시에

 

계수천중천 호광조대천

팔풍취부동 단좌보련대

稽首天中天 毫光照大千

八風吹不動 端坐寶蓮臺

 

라는 시가 있답니다

 

부처님을 찬탄하는 시문으로

하늘 가운데 하늘이신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오니

미간의 백호광은 대천세계를 비추시고

여닯가지 팔풍에 동요됨이 없이

보련대에 단정히 앉으셨네 라는 의미입니다

 

동파는 이 시문을 짓고 스스로 마음에 흡족한 생각이 들어서

멀리 계시는 어느 스님에게 이 시를 써서 보냅니다

 

아마 속으로는 내가 이런 시를 지었으니

스님이 칭찬의 한말씀 해 주시지요 하는 자부심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답이 오기를

개 방귀(구비)라고 적은 쪽지 하나만 달랑 심부름 편에 돌아 오니

동파는 은근히 부아가 치밉니다

 

마음을 주고 뜻이 통하는 스님으로

자신이 지은 시문에 칭찬은 못할망정 개방귀만도 못하다 하여 답이 왔으니

동파는 눈썹이 휘날이게 스님 사는 처소로 산과 내를 건너 찾아 갑니다

 

찾아간 곳에 스님은 뵙기도 전에

일주문에 붙여 놓은 쪽지 하나가

다시 그를 맞이하는데 내용이 이러합니다

 

팔풍에 취부동 한다는 사람이

개방귀 소리에 내를 건너고 산마루를 넘어 왔는가

 

동파는 그만 그 자리에서 스님에게

삼배를 하고 돌아 섰다고 합니다

 

이 팔풍이 바로 앞에 부처님이 설하신

이로움과 해로움 중상 모략과 영광 칭찬과 비방 괴로움과 즐거움입니다

 

동파는 부처님을 찬탄하면서

자신의 마음 공부가 이정도입니다 하고 은근히 자랑하는 마음을 내었고

스님은 멀리서도 동파의 마음을 읽고

그 마음을 훼손하는 답글을 보내어

아직은 팔풍에 취부동하지 못하면서 글은 어찌 그리 잘 지었는가

하고 한소식 장군 죽비를 내린 것입니다

 

다행히 일주문에 붙인 글로 

동파의 발걸음 돌렸으니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스님의 머리칼은 동파의 거센 손속 아래 한오라기도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팔풍(八風) :

이(利), 쇠(衰), 훼(毁), 예(譽),

칭(稱), 기(譏), 고(苦), 락(樂)

 

일수사견이라는 말처럼

물 하나도 천인이 보면 거울이요

사람에게는 목마름 달래는 물이며

아귀는 몸을 태우는 불이요

물고기에게는 집이라 한답니다

 

네 부류의 사람이 만나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싸우고 있으면

물은 저 스스로 흘러가 버리고 말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삼수변에 갈거자를 한 법법자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나간 누군가가

떢볶이가 맛있는가 오뎅이 맛있는가 다투는 사람 사이로

한국자 떠 먹고 가는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