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두리랑 부부 모임에서 수다 삼매경

진여향 2011. 10. 29. 23:16

나이들이 있으니 모여 앉았다 하면 

어디가 아프네 어느병원 어느의사가 유명하다네

퇴직후 시간을 어떻게 때울까

손주들 생기면 봐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등등

부부가 둘러 앉아 수다삼매경을 보는곳은 우리뿐일걸

 

놀면서도 온 만신이 다 아푸다며 병원을 순례하는 집

이번엔 한의원에 추나요법 비스무리하게 주무르는 곳을 다니는데

고개 뒤로 젖혀지고어깨도 한결 좋은데 비싸긴 비싸다는데

얼마나 비싸냐고 물었더니

한번 가는데 오만원 열번을 끊으면 삼십만원이라

열번을 끊고 이제 세번 갔다면서

하고 난 뒷날은 몸살날거 같지만 개운하고 좋다고

나보고도 따라 가 보자네

난 아직 아픈곳 읍써~~그 돈으루 맛난거 사먹을겨~

 

첫째 아들을 서울로 보낸지 구년째인 집

회계사 시험되면 졸업할거라고 휴학하고 공부하다가

안돼서 올해는 복학해서 졸업해야 하는데

여기 저기 이력서 내고 면접도 보고 하지만 아직 취직은 미지수

십년 가까이 학비 생활비 보내다 보니 허리가 휘었다누만

 

사위 볼때부터 탐탁찮게 여기던 장모

딸이 임신중이라 입덧을 한다길래

애 낳으면 키워 줘야지? 했더니

지는 지인생이고 내는 내인생인데 왜 당연히 봐줘야 한다고 생각하냐며

손주한테 인생 저당잡힐수 없다며 절대로 안키워 준다네

 

내년에 결혼 할거라고 지난 여름에 상견례하고 왔다는 집

방한칸도 못얻어 주는 대신에 애는 삼년은 키워주겠다고 약속했다네

아들과 예비며느리감이 얼마나 알뜰한지

부모님 도움 안받고 둘이 모아서 방얻을 만큼 되면 결혼식 하겠다더라네

기특한지고~~~

 

남편은 퇴직하고 고향 영양으로 가겠다 하고

마눌은 죽어도 안간다며 혼자 가라로 버티던 집

이번에는 순수히 남편 가면 따라 가야지 별수 있남

(웬일이라니~~혼자 가던지 말던지 자기는 죽어도 못간다더니~~~)

영양으로 안 가고 대구 살면 한달에 쌀 한말만 주고 연금은 하나도 안준다해서

짹소리 못하고 예 가겠습니다로 바꼈다네 

간다 하지 말고 더 버텨 보지~~

쌀 한말이면 반말은 양식하고 반말은 팔아서 반찬 사 먹고 얼마든지 살겠구만

후후후후

 

또 명퇴금으로 화제가 넘어 가네

골머리 아푸게 계산할거 읍써유~

신나게 댕기며 만땅 채우고 만기 졸업들 하셔유

명퇴하고 집에 있으마 한두달은 좋것지만 지겨워 못살거구먼

남편이 집에 있으면 마눌들도 좋아하지 않을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