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明속의등불~★/洗 心 說(법문)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는데, 인생이 너무 허전해요 <법륜스님>

진여향 2013. 8. 16. 20:37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50대 평범한 남성으로서 제 가치기준에 혼선이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생각하기를 세상을 열심히 살면

제 가치가 올라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제가 열심히 산 것은 회사에 도움이 되고..
또 집에 가 보면 마누라하고 아이들한테 살을 찌운 거 같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 인생은 너무 작고 보잘 것 없는 거 같아서
지금 같아서는 차라리 스님이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 답
인생에 있어서 옳다 또는 그르다 할 게 없습니다.
여러분 인생도 그동안 살아온 것을 잘살았다 못살았다 평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질문하신 분도 '나는 잘못 살았다' 하시지만

그렇게 평가할 기준도 마땅치 않습니다.
지금 자기 생각이 그럴 뿐이지..

사람이 사는 데 있어서 네 가지는 유의를 해야 합니다.
아이를 키울 때도 이건 꼭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1>남을 때리거나 죽이지 마라. 아무리 화가 나도..
내가 누군가로부터 죽임을 당한다 하면 즐거워요? 괴로워요?

원한을 갚으려고 하겠죠?
폭행을 당해도 그렇겠죠?

사랑하는 부부사이에도 때리면 안 좋죠? 다 싫어해요.
그러니까 남을 해치지 말라는 말입니다.
<2>아무리 욕심이 나도 남의 것을 훔치거나 뺏지 말라.
부처님 말씀 대로 욕심을 버리면,

있는 것도 버리는데 남의 것 뺏을 리는 없겠죠?
그러나 욕심을 못 버리더라도 어떻게는 하지 마라?

훔치거나 뺏지는 마라..
<3>아무리 사랑에 대한 욕망이 있더라도, 그 욕망을 버리면 제일 좋지만
그 욕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방 의사에 반해서 강제로 자기 사랑을 표현하지 마라.
성추행이나 성폭행은 하지 마라..
그리고 설사 상대의 동의를 얻어도 안 되는 게 세 가지 있어요.
남편 있는 아내한테, 아내 있는 남편한테..
왜 그럴까?

본인은 좋다고 해도 그 남편이나 아내는 괴롭겠죠?
실험을 한번 해볼까? 괴로운지 안 괴로운지?  (대중들 폭소)
그리고 미성년자는 서로 좋아도 안 돼요.
그런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어요. 부모가 결정해요.
그래서 미성년자를 이런 사랑의 대상으로 삼으면

법률적으로도 처벌을 받는 거예요.
본인은 '괜찮다' 해도 그 부모를 괴롭히는 거예요.
<4>거짓말이나 욕설을 해선 안 된다.

이 네 가지를 빼고 나머지는 가급적 자율에 맡겨야 합니다.
자기 인생이 이 네 가지 계율에 입각해서 어긴 인생이면 반성해야 하고
어긴 게 없으면, 잘산 것도 아니고 못산 것도 아니고..

그냥 인생이에요.

그런데 지금 말하는 걸 들어보니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 이익을 주고
열심히 일해서 마누라한테 이익을 주고, 애들한테 이익을 주고
나는 남는 게 없다.. 이 얘기거든요.. ^^
그런데 복 많이 지었어요? 안 지었어요? 복 많이 지었지..
칭찬 받아야 할 일이니까, 여기 격려박수 부탁합니다.  (대중들 큰 박수)
(ㅎㅎ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이거 다 복 짓는 일이니까 억울해 하지 마세요.
회사에 덕을 보고, 마누라하고 애들한테 덕을 봐야

'아, 내가 잘 사는 거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이건 빚진 거예요. 자기 가치관이 잘못된 거예요.

머리 깎고 절에 들어와 스님 돼도 어차피 복은 지어야 돼.
마누라한테 복 안 짓고 절에 들어오면,

나랑 같이 저 인도 가서 복 지어야 하고
자기 아이한테 복 안 짓고, 저기 북한 아이들한테 복 지어야 해요.
자기 부모한테 복 안 짓고, 노인정 가서 복 지어야 해요.
회사에 복 안 짓고, 나라에 복 지어야 해요.
어차피 어디를 가도 복은 지어야 해요.

그래서

'내 가족에게만 복 짓지 말고 널리 세상에 복을 지어야 하겠다'

이런 마음이 있으면 출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구, 내꺼 마누라가 빼먹고, 회사가 빼먹고 나만 손해네~'

이건 출가하곤 거리가 아주 멀어요.


지금 복 짓는 게 억울하면 출가하면 안 되고
지금 복 짓는 게 양에 안 차서 좀 넓게 복을 지어야 하겠다.. 하면
그때 이제 나하고 상의를 하면, 말 들어보고

'아, 중 될 수 있겠구나'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자기가 질문하는 방향은

스님의 길과는 전혀 아닙니다. 정반대예요.
(저는 그냥 이대로 살겠습니다 ㅎㅎ) 

(대중들 폭소)

그러니까 복을 좀 더 지으세요 ~
금강경에 이런 말이 있어요.
'보리심을 발한 선남자 선여인은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으며,

어떻게 그 마음을 가져야 합니까?'
최상의 깨달음을 얻겠다는 보디사트바, 수행자는 도대체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가?
그랬더니 부처님께서 '일체중생을 다 구제하겠다고 마음을 내어라'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나의 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까?' 물으니
'일체중생의 무거운 짐을 네가 다 짊어져라' 이런 결론이에요. 대답이 엉뚱하죠?

'내 공덕을 저 마누라하고 자식하고 회사하고 다 빼먹는데 어떻게 하냐?' 물으니
'그 사람들만 먹여살리지 말고,

대한민국 사람, 세계 사람을 다 먹여살릴 마음을 내어야 한다'

그런데 그 다음 구절이 또 묘해요.
'그렇게 일체중생을 구제했다 하더라도 사실은 한 중생도 구제한 바가 없다'
나로부터 구제된 자가 없다..
내가 마누라 다 먹여살리고 자식 먹여살리고 회사도 다 먹여살렸다 하더라도
'사실은 나로부터 그들이 덕본 게 하나도 없다' 하라..

왜냐 하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니라'
즉 '내가 해준 게 있다' 이 생각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다..
왜? '해줬다' 이 생각이 있으면 섭섭한 마음이 일어납니다.
섭섭한 마음이 있는 건 해탈의 길이 아닙니다.

뼈 빠지게 일해서 해줬더니.. 그 돌아오는 서비스나 보상이
'내가 지금 손해다' 하는 생각이 드니까 내 인생이 허무해지는 겁니다.
이걸 해결하는 길은 절에 온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고
'아, 내가 보상심리가 있었구나. 그래서 내가 섭섭한 마음이 드는구나..'

이걸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기도하면서 '아, 마누라 고생한다. 애들도 고생한다. 회사도 고맙다'
그렇게 일체중생에게 고맙다는 마음으로 절을 하면 이 섭섭한 마음이 없어져요.

질문하신 분은 그렇게 수행해야 하고..
여기 오신 여성분들, 남편이 저런 생각을 할 줄은 상상도 안해봤지?
여자들은 또 다들 자기가 억울하다고 그래요.
'내가 이 집에 시집 와서 이래고 이래고 이랬는데..'
다 내가 허전해요..


여러분의 남편도 이럴 수 있다..
그런데 여러분은 그 마음을 추호도 몰라 줘요.
그래서 이런 남편을 위해서는 아내가 항상 아침에 '안녕히 다녀오세요' 하고
저녁엔 '아이고, 오늘도 가족들 위해서 수고 많이 하셨죠?' 하고 등도 두드려 주고
밥상도 차려 주고, 옆에서 반찬도 떠먹여 주고 '아이고, 고생하셨어요~'
이렇게 해야 저 섭섭함이 없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