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보리의 반란

진여향 2016. 4. 20. 06:16

어제 외손녀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 오니

묶여 있어야 할 보리가 뛰어 오다가 도망 간다

 

야~보리 이리와

부르거나 말거나 온마당을 헤집고 다닌다

이리 안와!

안잡히려는 보리와 잡으려는 나의 겨루기가 시작됐다

 

어제밤에는 줄을 풀었더니

오늘은 목줄 자체를 풀었네

저걸 어찌 풀었을꼬

 

보리 잡는걸 포기하고 가족 단체톡방에

보리의 반란을 알렸다

 

천방지축 온마당을 헤집고 다니니

단지 깰까봐 겁난다고

아예 내 근처에는 오지도 않고

멀리만 뱅뱅돈다고

쟈를 어디로 보내버리든지 해야지

한두번도 아니고 신경쓰인다고

 

아들 : 먹을거로 유인해요

며늘 : 풀렸으니 좋아서 그러겠죠

딸은 : 웃긴다 놀게 냅둬요

남편 : 창고 문 열어 놓고 생계란 깨서 그릇에 담아 놓으면 들어갈테니

         들어가거든 문 잠궈 놔

아들 : 그럴땐 잡으려하면 더 설칠거 같아요

         그냥 내버려 두면 놀다가 자다가 하겠죠

         창고안에 가둬 놓으면 창고안 다 어지럽힐거 같은데

남편 : 그래도 할수 없지

 

방법이 없어 가만 두고 지켜 보다가

보리 이리와~

옆으로 살살 오길래 잡으려니 또 도망을.......

 

그냥두면 마당에 심어 놓은거 엉망될거고

창고에 가두면 뒷일이 많을거 같아서

일단 보리있던 공간으로 유인해서 

입구를 막아 볼려고 나무 판떼기 끌어다 놓고

버팀돌과 물통을 준비 해 놓고

공을 그쪽으로 던지니

놀자는줄 알고 공잡으로 뛰어가네

 

때는 이때다

얼른 입구쪽을 막았다

밖에서 대리석돌과 물통으로 기대놓긴 했는데

발만 대면 훽 넘어갈 나무판을 가만 보고 서 있다

높이도 얼마든지 뛰어 넘을수 있는 높이인데

설마 뛰어넘진 않겠지?

 

그 안에서 돌아다니며 놀다가

내 소리가 나면 나무판에 발은 안대고

폴짝 뛰어 서서 나를 본다

 

힘도 없는 경계인데도 넘으면 안되는걸 아는가?

넘길생각도 뛰어 넘을 생각도 안하고

그저 그안에서 얌전히 놀고있다

 

휴~보리하고 전쟁 하다보니

오전이 다갔네

야가 묶여 있을땐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앉아 하면 앉고 이리와 하면 오는놈이

일단 풀렸다 하면 내말은 안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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