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예전글마당

봉정암에서의 일화

진여향 2006. 2. 12. 01:39
몇년전 여름휴가때는 여기저기 다니느라고
백담사 오세암까지 갔다가
시간이 안되서 봉정암을 못가고 왔었기에

4년전 8월 그때는
봉정암 한군데를 목표로 잡고
양양까지 가면서 계속 라디오를 듣고 갔는데
설악산 입산통제라는 말이 없었는데

양양에 도착하니 저녁일곱시부터 통제라고 하데요
내일은 풀리겠지 하며 자고나도 TV에서 통제한다고만 나오고
남편은 봉정암 갔다오겠다는 계획의 여름휴가 포기할수 없다며
하루더 양양서 기다리자데요

신흥사 갔다와도 시간은 남아돌고
비는오는데 할일이 없어 탁구라도 치자며
다돌아 다녀도 탁구장 하나도 없구
볼만한 영화도 없구

내일 아침까지도 통제가 안풀리면 되돌아 가자 하고 일찍 잤는데
아침 뉴스에서 해제라니 야호! 서둘러 아침먹고 오색으로 출발

근데 올라가는 사람도 내려오는 사람도 없는거 있죠
그래도 설악산 다람쥐가 무지 반겨주데요

다람쥐랑 놀면서 건빵 나눠주면서 기분좋게 올라가는데
오른쪽은 안개땜시 보이지 않고 왼쪽만 시야가 확트였데요
이때까지는 참 좋았죠

내려오는 한 사람을 만났는데 대청봉은 비바람이 심하니까
조심하라면서 자기는 다리에 쥐가나서 되돌아 가는 길이고
지금 또 입산통제기 때문에 사람 만나기 힘들거라고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센 비바람은 첨이였습니다

남편은 그래도 몸무게가 있어서인지 잘도 걷는데
저는 밧줄을 놓으면 정말 날려갈거 같더라구요
지금생각해도 아찔하네요

보궁참배하고 배정받은 방에 오니
보살님 몇분이 백담사쪽으로 오셨다면서 계시데요

그분들은 휴일날 시간만 맞으면 좋다는 절을 찾아다니며
삼천배를 한다며 그날도 삼천배를 할려고 왔다데요

봉정암 가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아홉시만되면 전기는 다 끄고 촛불을 켜놓고 기도들 하지요

그방에 여섯명이 있었는데 그 세분은 절하러 가시고
나머지 우리는 자는데 제가 맨 안에서 잤죠

잠자리 바뀌니 깊이 못자고 자다가 깼는데
제 옆 두사람 건너 세보살님들 배에서 빛이 나는겁니다

어! 이상타 하면서 다시 잘려고 해도
궁금한건 못참는 제 성격에 잠이와야죠

다시 일어나서 봐도
세사람 배꼽 주변에 띠 모양의 빛이 보이는겁니다
다시 일어나 자세히 봐도 확실합니다

저 세보살님들 삼천배를 밥먹듯이 한다더니

몸에서 방광이?

으메 신기해 하면서 제옆에 자고있는 두보살을 건너가서
그빛에 손을 살짝 대보니 옴마야 내손에도 빛이.....

어디서 오나 자세히 보니
문틈사이로 새어들어온 달빛이 그 세보살님 배에 비쳤던 겁니다
그날이 보름날이니 빛이 얼마나 밝았겠습니까

저혼자 잠안자고 한시간 정도를 저 빛이 뭘까 궁금해 하다가
확인한게 방광이 아니라 달빛이였습니다

내려오면서 그 얘길 했더니 남편이
이사람 순진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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