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덕산거사님과 한잔한다더니
열두시가 넘어 들어 와서는
들어오자 마자 나를보고
삼배를 하겠단다
어머머 왜그래!
많이 취했나벼~~
아니 취해서가 아니라
내가 당신한테 삼배할라꼬 맘묵고 들왔다
부담시럽게 자꾸 왜그래~~
나는 일어서서 자리를 피했다
절하는 자세로 꿇앉아서 남편 하는말
승질 더러븐 나같은놈 만나가 당신 고생 많았다
내 오늘 당신한테 꼭 고맙단 말 하고 싶었고
당신이 받아 준다면 삼배를 하고 싶다
참으셔 예?
삼배 안해도 된께 빨랑 씻고 주무셔
그게 날 도와 주능겨 알써요?
알았어 절 안할테니 앉아봐봐 한다
그래서 앞에 앉으니
덕산과 다른 친구 한사람과 셋이서 한잔 했다
근데 그 친구 덕산을 막 머라카네
이런건 버려야할거고 어쩌구 저쩌구............
사실 덕산과 난 젤로 가까운 친구라도
빙빙 둘러가며 하고 그런말 안했는데
지는 하고자픈말 직설적으로 다 하더라
그걸 보고 저놈이 진정한 친구구나 싶더라
근데 옆에 있는 내가 왜 움찔움찔 했는지 몰겠다
듣고 있던 나 : 응 긍께 도둑이 지발저렸구만
지발저렸다기 보담도
당신한테 넘넘 고맙단 생각 들더라
정말 고마워
아니 확실하게 말해봐봐
그친구가 뭐라켔는데?
아이 그런게 있어 말로 다 못하고
해봐~ 뭐라켔는데 응?
됐어 그건 됐고
내 진짜로 삼배할께
됐네요 삼배할라거든
술깨고 낼 다시 생각해 보고 하셔
아침에 가서 억울해 하지 말고
씻으러 가면서도 고마워
씻고 들어와서도 고마워
잠자리 누워서도 고마워 하는데
도대체 그 친구가 뭐라고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네
'♥~청향의 수다방~♥ > 내삶의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웃 사촌 (0) | 2006.03.20 |
---|---|
아들 휴가 마지막 날 (0) | 2006.03.17 |
약 구하러 동네 한바퀴 (0) | 2006.03.14 |
안일사에서 만난 스님 (0) | 2006.03.09 |
이정표 (0) | 2006.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