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도대체 뭐라고 했을까?

진여향 2006. 3. 15. 21:43

어제

덕산거사님과 한잔한다더니

열두시가 넘어 들어 와서는

들어오자 마자 나를보고

삼배를 하겠단다

 

어머머 왜그래!

많이 취했나벼~~

 

아니 취해서가 아니라

내가 당신한테 삼배할라꼬 맘묵고 들왔다

 

부담시럽게 자꾸 왜그래~~

나는 일어서서 자리를 피했다

 

절하는 자세로 꿇앉아서 남편 하는말

승질 더러븐 나같은놈 만나가 당신 고생 많았다

내 오늘 당신한테 꼭 고맙단 말 하고 싶었고

당신이 받아 준다면 삼배를 하고 싶다

 

참으셔 예?

삼배 안해도 된께 빨랑 씻고 주무셔

그게 날 도와 주능겨 알써요?

 

알았어 절 안할테니 앉아봐봐 한다

그래서 앞에 앉으니

 

덕산과 다른 친구 한사람과 셋이서 한잔 했다

근데 그 친구 덕산을 막 머라카네

이런건 버려야할거고 어쩌구 저쩌구............

사실 덕산과 난 젤로 가까운 친구라도

빙빙 둘러가며 하고 그런말 안했는데

지는 하고자픈말 직설적으로 다 하더라

그걸 보고 저놈이 진정한 친구구나 싶더라

근데 옆에 있는 내가 왜 움찔움찔 했는지 몰겠다

 

듣고 있던 나 : 응 긍께 도둑이 지발저렸구만

 

지발저렸다기 보담도

당신한테 넘넘 고맙단 생각 들더라

정말 고마워

 

아니 확실하게 말해봐봐

그친구가 뭐라켔는데?

 

아이 그런게 있어 말로 다 못하고

 

해봐~ 뭐라켔는데 응?

 

됐어 그건 됐고

내 진짜로 삼배할께

 

됐네요 삼배할라거든

술깨고 낼 다시 생각해 보고 하셔

아침에 가서 억울해 하지 말고

 

씻으러 가면서도 고마워

씻고 들어와서도 고마워

잠자리 누워서도 고마워 하는데

도대체 그 친구가 뭐라고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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