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형제들과 함께

진여향 2007. 8. 13. 07:51

공수래공수거

 

      남편이 친정오빠 전화를 받고 친정을 가잔다

      집이 시원고 좋구만 더운데 왜?

      어~ 군소리 말고 오늘할거 빨리 해 작은처남도 온대

 

      엄마 혼자 조용하던 집이

      모처럼 형제들이 모여서 시끌벅적

 

      낮에는 찌짐 부쳐서 거실에서 한잔

      깻잎처럼 생긴 차조기잎이라던가 그걸 넣고 정구지 전을 부치니 향이 좋다

      올케언니 내년에는 앞마당에 좀 심어야 겠다는데

       엄마가 저쪽에 그게 있었는데 뽑아 냈다고 했다가

      니가 좋아해서 이거 키워놨다 해야지 있는거도 뽑아 내면 어째요 한소리 듣고

      그냥 허허허 웃는다

 

      해질녁에는 마당에 자리펴고 솔잎 삼겹살 찜으로 한잔하는데

      올케언니 앉아서 이거 없네 저거 없네 소리에

      동생댁은 예형님 하면서 들락 날락

      거실에서 먹으면 편하겠구만 마당에다 펴놓고 올케만 힘들게 하네

      올케 살빠지겠다

 

      오빠 : 내가 한수접고 들어가니 집이 편하더라

               예전같으면 어림도 없겠지만 요즘엔 웬간하면 그래 알았다로 마무리하고 따라준다

 

      올케언니 : 안접고 우짤낀데 얼마전에 TV에 나와서 하는 소리 못들었어?

                     남자가 60이 넘으면 비에 젖은 낙엽과 같다고 하데

                     빗자루로 아무리 쓸어도 비에 달라붙어 안떨어진다고 그에 비유한거라는데

                     아직은 직장에 다닌께 그렇지 정년퇴직하고 나면 마누라한테 붙어서 안떨어질껄

 

      나 : 하긴 그렇다데 정년퇴직하고 일년정도는 그래도 괜찮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만날 친구도 없고 갈데도 없는가 마누라 엉뎅이만 들썩해도 따라 갈라 한다더라구

 

      오빠 : 난 그런일은 없을걸세 나혼자도 잘논다

 

      올케언니 : 어이구 벌써부터 어디를 가도 앞세워 갈라고 하면서

                     하다못해 토욜이나 일욜 산에가더라도 가자 가자 해서 끌고 나설라면서

 

      나 : 인제 같이 노는것도 연습해야돼~ 몇년 안남았잔우

 

      오빠 : 야 걱정하지 마라 난 시간나면 집에서는 산에도 댕기고 여기와서 텃밭도 가꾸고 하면돼

 

      얘기의 화제가 자꾸만 퇴직후로 가는걸 보니 우리도 얼마 안남았나부다 했더니

 

      동생 : 나도 한수 접고 살기는 하는데 그게 편하긴 해요

 

      올케 : 아이구 그게 한수접는거예요? 우리집은 아직 어림없어요

 

      니들도 사십대 중반이니 변화는 좀 안있겠나 했더니

      조금은 나아지긴 했단다

 

      나이들이 드니까

      가정사에서 여자들 목소리가 커진건 사실이다

 

      술한잔 하느라고 저녁 먹는 것도 잊었다

      늦었지만 강바람 쐬고 와서 저녁은 먹잔다

 

      전에 신문보고 집에서 못했는거 해 주겠다며

      강가로 나가면서 날 업어 주겠단다

      업어준다는데 안 업힐 내가 아니지 하면서 얼른 업혔다

      업고 성큼성큼 걸어가니

 

      올케 :우리는 업도 못할거예요 한다

      동생 : 왜 혹시 업고 앞으로 꼬라 박을까봐? 그정도 힘은 있다

 

      니도 업어 봐라

      아니 다 업어봐 오빠는 언니 못업어? 했더니

      오빠는 웃으며 앞서서 간다

 

      강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날아갈것만 같다

      강둑을 걸으며 클때 얘기 올케언니 시집와서 시집살이 하던얘기

      딸시집보낼 섭섭한 마음 이런 저런 얘기하며 한바퀴 돌고 들어와

      염소탕 한그릇씩 비우고 거실에다 또 술자리를 편다

 

      사람들 모이니 죽어나는것은 술이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