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고령강정보를 한바퀴 도는데
도시철도공사란 글씨가 새겨진 자전거들이 많길래
돈내고 빌린거냐니까 아니랍니다
지하철 대실역에서 주민등록증 맡겨 놓고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빌릴수 있고
타고는 저녁 10시까지 반납하면 된답니다
한바퀴 바람 쏘이고 돌아 오는길에 야시장 구경
재미있는 품바 공연중인데 사람들이 빼곡이 모여 박수 치고 호응이 좋으니 각설이 엿한통 들고 가장 신나게 박수친 아주머니한테 이거 절대 파는거 아니니 그냥 잡숴봐 하면서 건네 주고 돌아 서면서 "거지한테 공짜로 얻어 먹으면 삼년 재수가 없어 그래도 그냥 먹어 먹어" 하는데 그소리 듣고 그냥 있을사람 어디있겠수 돈을 주고 옆에 사람이 음료수도 건네니 마시다가 내가 사진 찍는걸 보고
사진 찍어서 혼자 고이 간직하고
공연히 인터넷 같은데 올리지마
우리 엄마 아부지 보마 안돼 클나
내가 꼬라지는 이래도 대학 나왔다
우리나라 거지가 181명인데 그중에 대학 나온건 나 하나밖에 없어
서울대는 못나오고 연대 나왔어
어데 있는 연대냐 하면 부산에 있는 화물연대
그래서 수산청에 근무 잘하고 있는줄 아는데
전국을 떠돌며 거지생활 하는걸 알아봐
실망해서 자살할거야
그러니 동영상 같은건 올리지 마
거지가 뭔 뜻인가 알아?
클거 지혜지
지혜가 많은 사람이지
거지를 각설이라고도 해
각설이는 또 뭐나
깨달을각 말씀설 이리저리 옮길이
그런께 깨달은 말씀을 전국에 전하는 사람이 각설이야
무식한 사람들은 그걸 몰라
저 뒤에 서있는 사람들 왜 서있는지 내가 다 안다
내가 공연할땐 보고 있다가
삐삐가 엿팔러 나서면 슬금슬름 도망 가
그러고 또 와서 보고
또 팔면 도망가고 그럴라고 저러고 서서 봐
그러지 말고 앉아서 봐
엿사라고 해도 안필요하면 사지마 안사도 돼
(그소리가 사란 소리보다 더 무서버 우리도 한통씩 샀지요)
내가 엿장사지
엿장사도 고장마다 말이 달라
서울쪽에서는 엿장사라 그래
충청도에서는 엿장수라 그러고
저~전라도쪽으로 가면 엿장시라고 해
근데 여기 경상도에서는 엿째이라고 해
저~엿째이왔다 구경가자 이래
엿장사가 우리나라 오대 직업중 하나야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 가는거 알기나 알아?
판사 검사 의사 변호사 다음이 엿장사야
이것도 사자 들어가거등......
하여튼
각설이 품바타령을 들으며
일년 웃을걸 어제 저녁에 다 웃었지 싶네
끝까지 봤어야 하는데
저녁이 늦어 다 못보고 와서 아쉬움이 남네요
대실역에서 고령강정보 가다보면
오른쪽에 들어선 야시장에서
7월 8일까지 한다는거 같은데
다시 한번 가야할거 같아요
시간 되시는 님들 가보세요
엄청 재미있어요
옆에서 써커스도 하는데
돈내고 시커먼 천막속에서 보는거 보다
엿한통 사서 먹으면서 보는 품바가 훨씬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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