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애기가 되어버린 셤니

진여향 2014. 8. 2. 05:57

고모는

엄마가 말이 안통하고

엉뚱한 소리하고

아무도 없으면 엄청먹어 놓고

누가 있으면 안넘어가 못먹는척 하고

고집만 부려서 방법이 없다고

대화가 안된단다

 

 말만 듣고 갑자기 더 심해졌나 했는데

셤니 얼굴을 보니

많이 안정되고 좀 편안해 지셨나보다

 

고모 볼일 보고 오라고 내 보내고

셤니와 둘이 얘기를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머님 사모님이 소개하신다는 요양원 구경 가 보실래요? 했더니

너무 순수히 가자신다

그래 가 보자 하며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예전에 당신뜻대로 모두를 호령하시던 셤니는 어디 가고

애기가 엄마를 바라보는듯한 완전 애기가 되어 있는걸 보니

측은지심이 든다

 

중간 중간

사위가 개 머리를 발로 밟아 죽일라 한다는둥

동네 할마씨들 무식해서 상대를 못하겠다는둥

이상한 소리를 하시긴 하지만

그래도 당신 진심을 전달하신다

 

지금껏 딸내 살림 살아주는데도 너는 내 생활비 보내주고 했는데

이젠 일을 전혀 못시킬거 같으니

요양원 가라면서 그 짐을 너한테 떠 넘길라는거 같애 괘씸하다

해 준건 하나도 없는 내가 너한테 너무 큰 짐이다 

 

그카고 ㅇㅇ가 보고싶어도 말을 할수가 없어

(지엄마가 데려가 키우는 시동생 딸)

그래도 보고는 싶어 우째 크고 있는지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쨘해

애비 잘못 만나 어린것이 고생이지.......

(눈물이 글썽인다)

 

단 한번도

그 손녀에 대해 말 한적 없는데

정신이 조금 오락 가락하니

가슴에 묻어 두었던 밑바닥을 내 보이시네

 

요양원 가서는 면담을 하면서 

목사님이 직접하는 요양원 아니라고 싫다며

하나님 안믿는것들 하고 같이 있기 싫다길래

믿음 있는분들과 같은 방을 주겠다니 귀를 쫑긋 하더니

그럼 오께 깨끗하니 괜찮다 이러시네

 

저녁 먹으면서 남편이 

지금껏 함께 한 딸한테도 사위 한테도 고맙게 생각해야지 했더니

울셤니 유치원생이 하듯이

사위한테 딸한테 고개숙여 인사 하면서

고맙습니다 하고는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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