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네 금오산 온다길래
금오산 잠깐 갔다가 같이 점심이나 먹자 생각하고
가볍게 고구마 몇개 챙겨 갔더니
흐미야~
금오동천에서 정상 안가봤다고 그리로 가자네
그 길 가파르고 마사흙길이라 미끄러운데
앞으로 가자 해도
전문 산악인 종우아빠
쉬엄 쉬엄 가면 된단다
말은 못하고 속으로
아이고 오늘 코 끼였구나
종우아빠는 정말 쉬엄 쉬엄 간다고 가지만
그 길이 보통 가파른 길이래야지
난 죽을 맛이다
종우엄마도
남편이 맨날 혼자만 산에 다니는게 싫어
이번명절에 내리 3일을 같이 산행을 했더니
무릎이 아프단다
정상을 찍고는 왔는길로 내려 가는게 아니라
저~어리 둘러 능선으로 내려 가자며
옆으로 옆으로
그래도 능선길은 걷기 좋아 좋다 하며 걷는데
이번엔 깍아지른 듯한 내리막 계곡길
옆도 뒤도 못돌아 보고 발밑만 살피며 걷는다
습기 머금은 이끼낀 돌길
돌 잘못 밟았다 하면 큰일
온 신경을 집중해 걷는데
앞서가던 남편
아이쿠!
바위에서 쭈~욱 미끄러졌다
뒤에오던 종우엄마
옴마야!
엉덩방아 찧었다
나도 미끄러 질새라
발밑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한발 한발
반쯤은 내려 왔겠지?
다 내려 와 가지요 했더니
계곡길 절반이 아니고
능선길 까지 쳐서 삼분의일 내려 왔단다
옴마야 아직 멀었단 소리?
하이고 걷기 싫어~를 외치니
산에서는 지발로 안걸으면 한발도 못내려 가니
군소리 말고 가잔다
오다가 저기 폭포 있는데 가 볼라요 하는데
아뇨~혼자 갔다 오셔요
11시에 올라가서 5시 30분에 내려왔으니
산에서 머문시간이 6시간 30분
가파른 오르막길과 습기 머금은 내리막 돌길
내게는 무리였다
내려와 식당에서 신발 벗고 앉으니
발이 화끈 화끈하고
온몸이 뻐근하니 등줄기가 다 댕기는데
두사람은 기분좋게
이슬이와 쪽! 쪽! 키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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