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남에게 소중한것을 함부로 하지 않았는지

진여향 2006. 6. 5. 09:33

대흥사 사찰 순례길

맨 뒷자리에 앉은 우리는

앞자리 보담은 자유스럽게 우리끼리 하하호호

 

원래 학교 다닐때 뒷자리는

공부 못하는 애들이 

선생님 관심 밖에서 자유스럽게 지내고자 앉는 자리

우린 그 맨뒷자리에 앉아서 밖을 구경하며

자유스럽게 하하호호 우리끼리 떠들며 출발

 

어느 보살님 왈

남편직장에서 가는거다가 보니

그냥 간다고만 말하고 시간은 말 안하길래

묻지도 않고 당연히

일곱시나 일곱시 반쯤 출발할거라 생각하고

아침에 바쁘게 동동거리는데도 남편은 느긋하더랍니다

혼자서 바쁘게 동동거렸던 보살님 얘기는

출발할때야 여덟시에 출발이란걸 알았다네요

 

그얘길 듣고 있던 옆에 거사님

(봉정암 갈때 사십대는 마눌이 흉기란 말을 했던 거사님)

 

어차피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인데

알고 기다리나 모르고 기다리나 그게 그거니

속끓일 일도 바쁠일도 없이 거저 그냥 가는거라며

 

거사님 이야기 보따리를 푸십니다

 

무기수가 감방 독방에 앉아 있다니

개미가 한마리 앞에 지나가더랍니다

심심하던차에 개미를 잡아서 훈련을 시키기로 맘을 먹고

차렷 자세를 가르치는데 개미가 말을 알아 들어야 따라 하든지 말든지 하지

하지만 무기수 어차피 그 안에서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보내야 하니

그냥 해 보는거다 생각하고 매일 개미를 잡고 훈련을 시켰더니

십년만에 개미가 차렷을 해내더랍니다

 

그래서 다음은 열중쉬어를 시켰는데

그것도 십년만에 개미가 해 내고

 

다음은 경례를 가르치는데 십년

이렇게 무심히 개미와 삽심년을 지내다 보니

무기수가 석방이 되었더랍니다

 

무기수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친구들에게 개미를 자랑삼아 시범을 보이고

맛나는것도 얻어 먹으며 더 자랑 하고 싶에서

이번엔 웨이터에게 자랑 할려고 불러서

이것보라고 시범을 보일려고 하는데

 

개미를 본 웨이터 시범을 보일 틈도 없이

잽싸게 탁! 잡아 죽이고는

(어디서 개미가 나온줄 알고)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저희 레스토랑에 개미가 나온적이 없는데

개미가 나와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며 사죄를 하는데

 

무기수는 자기 인생의 삼십년을 함께 한 개미를 잃고 

허탈하게 바라보기만 했답니다

 

무기수에게는 삼십년의 기다림을 함께 한 동반자였지만

웨이터에게는 그저 불결한 개미였을 뿐

 

그얘길 듣고 생각해 봅니다

혹 누군가에게는 아주 소중한 물건을

내게 보잘것 없어 보인다고 함부로 한적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