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향의 수다방~♥/내삶의풍경

비오는날 숯가마에서

진여향 2006. 7. 21. 08:10

17일 제헌절날

 

비는 오고 몸도 찌뿌둥하니 절에 가기도 그렇다며

숯가마를 가자는 남편과 함께 하빈 숯가마로 쌩~~달렸죠

 

대구 근교 숯가마는 여기 저기 거의 다 가봤는데

젤로 좋은곳이 하빈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진짜 황토가마에 참숯이라 좋기도 하고

그중 한가지 조건이 숯가마 이용이 꽁짜라는거

그리고 땀빼고 먹는 구수한 삼겹살 맛

찹쌀수제비 또한 시원하다는거

 

그날도 비는 오고

사람들이 빼곡이 들어차 겨우 들어설수 있는 숯가마 안에 들어온사람들

별 불평없이 서서 땀을 뻘뻘 빼고 있는 모습

자기들이 좋아서 하니 그렇지 누가 시켜서 했으면 안할거 같네요

 

난 가마에 들어가면

다라니 21독을 하고 나오고

땀 식히면서 또 21독 이렇게 반복을 하는데

아 글씨 옆에 사람들이 자꾸만 쳐다 보는거 있죠

 

제가 버릇이 돼서 다라니 하면서

입술을 달싹 달싹 하거든요

 

혼자서 소리없이 종알종알 하고 다니는 제가

옆사람들 보기에 저여자 맛갔나???싶어

늙도 젊도 안한 여자가 안됐다 싶었거나

아님 내 생김새가 영 외계인 같거나 둘중 하나 였겠지요

 

나 맛 간여자 아니예요 할수도 없고

남들 구경꺼리 된 하루였어요

 

그날

숯가마에서 본 아짐씨들이 혹시 시내 길거리에서 나를 만나면

저여자 살짝 간거 같더라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청향의 수다방~♥ > 내삶의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월 칠석 법문  (0) 2006.07.31
찜통같은 열기  (0) 2006.07.29
병주고 약주고  (0) 2006.07.07
신선이 노니는 곳  (0) 2006.07.02
매실 장아찌 담근날  (0) 2006.06.27